AI 수출·투자 '질주'에도 소비는 제자리…KDI "가계 구매력 회복 제약"
실질임금 상승률 0.2% 그쳐…가계 구매력 회복 더뎌
![[자료=국가데이터처, 한국은행]](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552779-26fvic8/20261012120038152hxuo.png)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10월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은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수요에 힘입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5% 늘었고, 일평균 수출액도 104.8% 증가했다. 일평균 기준 반도체 수출은 304.9%, 컴퓨터 수출은 497.6% 늘었다. AI 인프라 관련 수요에 힘입어 철강제품과 비철금속 수출도 각각 15.3%, 49.1%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호조를 이어갔다. 8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16.1%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107.7% 늘면서 기계류 투자 증가율은 25.4%를 기록했다. 일반산업용 기계와 전기·전자기기 투자도 각각 14.4%, 10.1% 증가하는 등 반도체 이외 부문에서도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고용 여건도 일부 회복됐다. 8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8만4000명 늘어 전월 증가폭인 10만8000명을 웃돌았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취업자 감소폭이 줄었고, 상용직 증가폭은 7만1000명에서 18만명으로 확대됐다. 다만 20대 고용률은 전년 동월보다 0.9%포인트 낮아 청년층의 고용 회복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8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했고,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로는 1.8% 줄었다. 승용차 판매가 19.2% 감소하면서 내구재 판매 부진을 이끌었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수요 선반영에 더해 완성차 업체의 파업과 하계휴가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 영향이 반영됐다.
가계 구매력 회복이 더딘 점도 소비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 1~7월 실질임금 상승률은 0.2%에 그쳤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전월보다 낮아졌지만, 통신비 관련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3.1%로 오히려 확대됐다.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 측 압력이 커지면서 근원물가 상승률도 2.8%로 높아졌다.
KDI는 AI 관련 수출과 투자가 경제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고유가와 미약한 임금 상승세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 관계자는 "경기 개선의 효과가 가계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모습"이라며 "고유가 지속 등으로 공급 측 물가 상방 압력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기조적인 임금상승세는 미약해 가계 구매력의 회복이 제약됐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