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2’ 우민호 감독 “권력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다” [SS인터뷰]

함상범 2026. 10. 1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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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는 운요호 사건과 정인숙 피살 사건을 지나 10.26과 12.12란 거대한 역사적 물 줄기 사이에서 우민호 감독이 그린 가상의 시나리오다. 영웅적인 능력을 가진 백기태(현빈 분) 같은 사람이 역사의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란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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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 사진 | 디즈니+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는 운요호 사건과 정인숙 피살 사건을 지나 10.26과 12.12란 거대한 역사적 물 줄기 사이에서 우민호 감독이 그린 가상의 시나리오다. 영웅적인 능력을 가진 백기태(현빈 분) 같은 사람이 역사의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란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기발하면서 용감하고 발칙한 이 드라마는 “영원한 권력은 없다”는 속설처럼 낙폭이 컸다. 초반부 과감하게 역사를 비틀어낸 건 엄청난 흥미를 자극했지만, 매우 실험적인 과정에 비해 안전하게 열어버린 결말은 허탈함만 남겼다. 우민호 감독은 대중이 열광하는 백기태를 다시 한 번 보고싶었다는 이유를 내놨다.

우민호 감독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백기태는 선인지 악인지 분명하지 않다. 시즌2에서 이기지 못한 것에 분노가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 매력이 뭔지 궁금했다. 자기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 왜 이렇게 사랑받는지 정말 궁금하다. 저 역시 그런 백기태를 한 번 더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2’ 스틸컷. 사진 | 디즈니+


대체 역사물로 장르를 바꿔야 했다는 지적이 넘친다. 10.26 궁정동 사건에 백기태가 개입한 건이나 중앙정보부와 비서실장이 합심해 마약 밀매 거래를 했다는 위험한 발상, 누군가를 연상시키게 하는 황대식(허정도 분) 암살할 계획을 집어넣었다는 것 등 역사적 사실 위에 창작자의 상상력을 거침없이 덧칠했다. 이렇게 역사를 뒤집었다면 결말까지도 실험적이어야 하는데, 그 끝자락에선 마치 도망치듯 역사의 흐름에 올라탔다.

“생각을 안 해 본 건 이니에요. 그러기엔 2025년 12.3 내란 사건이 큰 충격을 줬어요. 6~70년대에 일어날 일이 발생했다는 게 놀라웠죠. 잘 극복은 했지만, 비극은 다시 언제든 벌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렇게 많은데 또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서 허망했어요. 시즌3에서 그걸 담아보고 싶어요. 아마 세 번째 이야기에선 백기태가 이길 겁니다.”

10.26엔 여전히 미스터리가 남아있다. 왜 김재규는 중앙정보부가 있던 남산이 아닌, 육군본부가 있었던 용산으로 향했는가다. 역사가 크게 바뀌기 어려웠을 수 있지만, 그래도 자신의 말을 들을 중앙정보부로 향하는 게 더 타당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김재규는 뭐 때문에 육본으로 향했는가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역사의 숙제다. 우 감독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나 ‘메이드 인 코리아2’에서 ‘멘탈붕괴’라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2’에선 백기태가 중앙정보부장 조남식(정해균 분)을 육본으로 가라고 지시한다.

“멘탈이 나간 건 맞아요. 신발 한 짝도 못 신고 나왔잖아요. 역사의 맥락보다는 이야기의 흐름,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런 계획없이 육본으로 간 거라고 생각해요.”

‘메이드 인 코리아2’ 스틸컷. 사진 | 디즈니+


10.26과 12.12는 한국 정치사에 클라이맥스가 되는 굵은 점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노골적으로 그 욕망을 드러낸 시기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밟고 서왔던 것이 인류의 발자취이기도 한데, 이 시기는 국내에서 색이 짙은 기간이다. 이미 감정이 그득그득한 이 시기에 우 감독은 굳이 또 색을 더 넣었다. 더 붉고 쨍한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담았다.

“저는 시대극에서도 장르적인 스타일리시함을 포기할 수 없어요. 비록 저 자신이라면 그렇게까지 파국으로 치달을 것 같진 않지만, 엄청난 욕망을 가진 인물을 투영해 그 시대를 제 방식대로 그려보고 싶었죠. 1970년대는 노골적으로 폭력을 사용하던 시기잖아요. 백기태를 통해 권력과 욕망이 폭력적으로 행사되는 과정을 매력적으로 담아내고 싶었어요. 대중이 그 폭력에 이토록 열광한다는 점은 저도 예상하지 못한 지점입니다.”

역사를 자기마음대로 썼다. 용감하기도 하고 창작자의 상상에 한계치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과적으로는 ‘권력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어쩌면 정치권에서는 흔하다 못해 현재 정치에서도 매일매일 발견되는 메시지다.

우민호 감독. 사진 | 디즈니+


“‘권력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말 좋네요. 그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의자는 그대로 있잖아요. 앉는 사람이 바뀔 뿐이죠. 역사를 다룰 때 큰 사건, 예를 들면 ‘김재규가 박정희를 쐈다’는 대현실을 바꾸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분명한 사실이 있는 건요. 하지만 그 외에는 상상으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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