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뮤, 콘서트가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 한 편의 영화 같은 '소문의 낙원' [리뷰]

2026. 10. 11. 20: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크린 속 자동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한 편의 영화 같은 영상이 펼쳐지더니, 이내 그 자동차를 탄 두 사람이 실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벌레를 내고', '옳은 사람', '우아한 아침 식사' 등으로 이어지는 무대는 악뮤 특유의 재기발랄한 음악적 감각을 드러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소문의 낙원'은 악뮤가 얼마나 영리하고 섬세한 아티스트인지를 보여주는 공연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타고 등장한 남매, 시작부터 남달랐던 무대 연출
360도 무대·풍성한 밴드 사운드…눈과 귀 모두 사로잡았다
악뮤의 콘서트가 성료됐다. 영감의 샘터 제공

스크린 속 자동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한 편의 영화 같은 영상이 펼쳐지더니, 이내 그 자동차를 탄 두 사람이 실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악뮤(AKMU)의 이찬혁과 이수현이었다. 영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문 재치 있는 등장이었다.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열린 '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은 제목 그대로 음악으로 완성한 하나의 낙원이었다.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서울 공연의 마지막 날. 악뮤는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무대 위에 펼쳐놓으며 관객들을 웃고, 뛰고, 노래하는 시간으로 이끌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공연 전체를 관통하는 치밀한 구성과 연출이었다. 단순히 히트곡을 차례로 들려주는 공연이 아니었다. 음악과 영상, 조명과 무대 연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준비를 거쳤는지 느껴지는 무대였다.

공연의 출발은 '봄 색깔'이었다. 이어 '벌레를 내고', '옳은 사람', '우아한 아침 식사' 등으로 이어지는 무대는 악뮤 특유의 재기발랄한 음악적 감각을 드러냈다. 지난 4월 발매한 정규 4집 '개화' 수록곡부터 오랜 시간 사랑받은 대표곡까지, 폭넓은 세트리스트는 이들이 쌓아온 음악적 시간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악뮤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두 사람의 목소리였다. 이날 이찬혁과 이수현은 모두 좋은 보컬 컨디션을 보여줬다. 이수현의 맑고 청아한 음색은 공연장 곳곳을 시원하게 채웠고, 이찬혁의 개성 강한 목소리는 곡마다 독특한 감정과 색깔을 입혔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겹치는 순간에는 악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조화가 완성됐다.

악뮤의 콘서트가 성료됐다. 영감의 샘터 제공

라이브 밴드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풍성하고 입체적인 밴드 사운드는 익숙한 노래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음원으로 수없이 들었던 곡들도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감각으로 다가왔다. 섬세한 보컬과 역동적인 연주가 어우러지며 음악의 감정선을 더욱 선명하게 전달했다.

무엇보다 악뮤의 공연에는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있었다. 이찬혁의 자유분방한 매력, 이수현의 밝고 에너지는 무대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조화는 때로는 유쾌했고, 때로는 다정했다. 오랜 시간 함께 음악을 만들어온 남매이기에 가능한 호흡이었다.

공연장은 360도 무대로 꾸며졌다. 일반적인 콘서트처럼 한 방향을 바라보는 구조가 아니라 무대를 중심으로 관객들이 둘러앉는 형태였다. 악뮤는 무대 곳곳을 자유롭게 오가며 사방의 관객들과 호흡했다. 객석과 무대 사이의 심리적 거리가 한층 가까워졌고, 공연장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음악 공간으로 느껴졌다.

'소문의 낙원', '물 만난 물고기',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 '낙하', '라면인건가', '200%' 등으로 이어지는 무대는 악뮤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오랜 날 오랜 밤'처럼 깊은 감정을 담은 노래부터 'DINOSAUR', '얼룩', '후라이의 꿈' 등 서로 다른 분위기의 곡들이 한 공연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악뮤의 콘서트가 성료됐다. 영감의 샘터 제공

그 과정에서 관객들은 쉴 새 없이 다양한 감정을 경험했다. 어떤 순간에는 음악에 몸을 맡기게 됐고, 또 어떤 순간에는 가사를 곱씹으며 노래에 집중하게 됐다. 장르와 분위기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악뮤의 음악은 한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앙코르에서는 '전쟁터', 'Hero', '시간을 갖자'를 선보이며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음악적 색깔을 잃지 않은 악뮤는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기억을 남겼다.

좋은 콘서트는 노래를 잘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관객이 공연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마지막 곡이 끝날 때까지 어떤 감정을 경험하게 할 것인지, 그 시간을 얼마나 특별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소문의 낙원'은 악뮤가 얼마나 영리하고 섬세한 아티스트인지를 보여주는 공연이었다. 음악적 완성도는 물론이고, 무대를 즐기는 두 사람의 사랑스러운 모습까지. 무엇 하나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정성이 느껴졌다.

한편 악뮤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7일 강릉, 21~22일 대구, 12월 5~6일 대전, 19~20일 부산, 25일 광주에서 전국투어를 이어간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