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10월 말 석방될까
7월 선고 하루 앞두고 전원합의체 회부…9월 말에야 첫 심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이달 말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의혹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면서 상고심 선고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의 구속기간은 오는 10월 31일 만료된다. 11일자로 20일 남았다. 이때까지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고 별도 사건에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으면 김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김씨의 석방 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7월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당초 7월 16일 김씨 사건의 상고심을 선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자 특검의 요청을 받아들여 선고를 24일로 연기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도 명씨 관련 여론조사 비용 대납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선고를 하루 앞둔 7월 23일 김씨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을 둘러싸고 하급심의 판단이 엇갈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씨의 1·2심 재판부는 명씨가 여론조사를 일방적으로 제공했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문제는 이후의 재판 진행 속도다. 전원합의체 회부 결정 이후 두 달 넘게 실질적인 심리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대법원은 지난 9월 29일에야 첫 전원합의기일을 열었다. 이날 김씨 사건과 함께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관련 사건도 심리했다. 김씨 사건의 다음 심리 일정이나 선고기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대법관 공석 문제도 재판 지연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당시 대법원은 대법관 두 명이 공석인 상황에서 전원합의체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성수 대법관이 합류하면서 공석은 한 자리로 줄어들었다. 현 구성으로도 전원합의체 심리와 선고는 가능하다. 앞으로의 선고 시점은 대법관들이 주요 법리 쟁점에 대해 얼마나 신속하게 의견을 모으느냐에 달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별검사가 기소한 사건에 대해 1심은 기소일부터 6개월, 2심과 3심은 전심 판결 선고일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6·3·3 규정’이다. 김씨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지난 4월 28일 내려졌으므로 상고심 선고 시한인 7월 28일은 이미 지났다. 법에서 정한 신속재판 기간을 넘겼어도 그 자체로 석방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92조에 따르면 피고인 구속기간은 원칙적으로 2개월이며, 필요한 경우 심급마다 2개월씩 갱신할 수 있다. 상소심에서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최대 세 차례 갱신할 수 있다. 김씨 사건에서는 구속기간 갱신 횟수가 이미 소진됐다. 대법원이 10월 31일까지 확정판결을 내리지 않는다면 현재 사건의 구속영장만으로 김씨의 구금을 계속할 수 없다.
김씨 석방 문제는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이 됐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김건희씨 사건은 10월 31일이 구속 만기일인데, 대법원 상고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전원합의체로 가져갔다”며 선고 지연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전원합의체 회부가 김씨를 석방하기 위해 시간을 끄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거론하며 선고 예정일을 물었다.
조 대법원장은 “재판 사항에 관한 것은 말씀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같은 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에게 김씨의 구속 만기 전 선고 가능성을 질의했다. 노 처장은 재판에 관한 사항이어서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회부 결정이 석방을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김씨가 실제로 10월 말 구치소를 나올 수 있을지는 또 다른 사건의 진행 상황에 달려 있다.
김씨는 공직·이권 청탁을 대가로 고가의 금품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사건에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5-3부는 지난 9월 22일 김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 징역 7년에서 형량이 줄었지만, 주요 금품수수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은 유지됐다. 김씨 측과 특검이 모두 상고하면서 이 사건 역시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특검은 기존 사건의 구속기간 만료 전에 선고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면 매관매직 사건에서 별도의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서로 다른 공소사실을 근거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매관매직 사건에서 항소심까지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추가 영장 발부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가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가능성, 구속의 필요성 등을 판단해야 한다. 기존 사건의 구속기간이 끝난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건의 구속기간까지 소멸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의 전원합의체 심리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김씨 사건의 확정판결이 구속 만료일을 넘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법원이 기한 내 선고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관건은 두 가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0월 31일 이전에 김씨 사건의 결론을 내릴 것인지, 특검이 매관매직 사건에서 추가 구속영장을 요청하고 대법원이 이를 발부할 것인지다. 전원합의체 회부 당시부터 제기됐던 구속기간 만료 논란이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면서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내 +10%p” 장담했던 김민석…두 달 성적표는 ‘-8%p’
- 조국 “한동훈 딸 천재인지 특검하자···‘대필작가’ 벤슨 누굽니까”
- 추미애, 부천 화재 현장에서 ‘빨대 발언’ 질문에 “그런 얘기 하지 마시죠”
- [이기환의 사래자(思來者)] “수탉(고구려군)을 사냥하라!”…경주 월성비 ‘16자’에 담긴 ‘464
- 중앙일보 인수전 뛰어든 CJ…다우키움과 컨소시엄으로 19일 본입찰 참여
- ‘102일 무단이탈’ 송민호 결국 재복무
- 홍준표 “검사 비겁한 놈들···검찰청 없어졌을 때 전부 사표냈어야”
- 임은정 “윤석열·한동훈과도 일해···김지용에 쓴소리 아끼지 않겠다”
- 이 대통령, 신임 중수청장에 “금융범죄 등 피아 구별 없이 엄중 수사해야”
- “당신을 지지했던 나는 허무하다”…이재명 대통령이 장문 답글 단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