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공 카드 꺼낸 최태원…‘호남 반도체 속도전’ 행정에 달렸다
전력·용수 늦어도 파일링 선착공 검토
군공항 분산·산단 인허가 병렬 추진 必
2028 착공·2030 양산 일정 단축 주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를 직접 찾아 공사가 가능한 부지부터 조기 착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업 측이 투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군공항 기능 분산과 부지 확보, 인허가,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 일정을 얼마나 앞당기느냐가 사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전력·용수 늦어도 먼저"…착공 시점 앞당기나
최 회장이 현장에서 강조한 것은 속도다. 그는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완공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앞당겼지만 향후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생산시설이 필요할 경우 용인과 호남에서 동시에 공장을 건설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호남 클러스터 규모는 현재 용인의 약 3분의 2 수준을 구상하고 있지만 부지 여건과 향후 수요에 따라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특히 전력과 용수가 완전히 갖춰지기 전이라도 가능한 공사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 회장은 "용수와 전력이 늦는다 하더라도 타이밍을 빨리 맞출 수만 있다면 먼저 들어가겠다"며 파일링 등 선행 공사를 앞당기는 방안을 언급했다.
다만 실제 착공 시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전력·용수 공급 시기와 부지 확보, 인허가 일정 등을 종합해 공장 건설 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

군공항·인허가·기반시설…실행 일정이 관건
기업이 조기 착공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실제 공사가 가능한 여건을 얼마나 빨리 갖추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우선 광주 군공항 기능의 단계적 분산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2028년 중반으로 잡힌 기존 임시 이전 완료 목표도 늦다는 취지로 일정 재검토를 지시했다. 국방부도 국가정책과 군 작전 여건 등을 고려해 제1전투비행단 기능 분산 계획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산업단지 설계와 인허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산업단지 설계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인 만큼 군공항 기능 분산과 산단 조성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보다 얼마나 병렬 추진하느냐가 착공 시기를 좌우할 전망이다.
전력과 용수 확보도 양산 일정과 직결된다. 선행 공사를 먼저 시작하더라도 설비 설치와 시험가동 단계까지 기반시설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체 일정을 앞당기는 데 한계가 있다.
최 회장이 조기 착공 의지를 밝힌 만큼 2028년 착공과 2030년 첫 양산을 현실화하려면 군공항 기능 분산과 산단 인허가, 전력·용수 공급 일정을 실제 공장 건설 계획에 맞춰 추진해야 한다.
민형배 전남광주시장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공장을 안정적으로 건설·운영할 수 있도록 부지·전력·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은 물론 인재 양성과 정주 여건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