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경유 거래, "실제 유가 영향 미미할 것" 분석도

현서경 2026. 10. 1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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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한 '경유 거래'가 실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가 미국 및 세계 시장에 즉시 30만t 이상의 경유 연료를 공급하고, 11월 중 추가 50만t을, 그 직후엔 100만t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나마 휘발유에 비해 경유는 상대적으로 수출 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 내 생산 차질을 고려할 때 추가 공급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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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 미미…"기존 물량 공급처 돌려막는 것"
푸틴에게는 '전략적 실리'…동절기 디젤 재고 처분·우크라 견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한 '경유 거래'가 실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가 미국 및 세계 시장에 즉시 30만t 이상의 경유 연료를 공급하고, 11월 중 추가 50만t을, 그 직후엔 100만t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러시아는 이후 자국 경유 정제 시설 상태를 고려해 단기간 내에 300만t의 경유 연료를 추가로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러시아 경유 공급 물량은 모두 480만t에 달하지만, 이는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러가 합의한 11월까지의 경유 공급 물량은 약 600만 배럴로, 미국의 약 1.5일 치 경유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친다고 CNN은 분석했습니다.

에너지 투자사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댄 피커링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합의에 따른 공급 물량 증가 폭은 5∼6% 선에 그칠 수 있다"며 "세계 디젤 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CNN에 설명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급 물량을 통상 단위인 배럴이 아닌 톤 단위로 발표한 것도 "일반인이 보기에는 톤 단위로 표시한 숫자가 더 커 보이기 때문"이라며 "이는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조치라기보다 정치적 행위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역시 이번 공급 물량이 하루 약 3천만 배럴에 달하는 글로벌 디젤 수요와 비교해 미미한 규모라고 짚었습니다.

리서치 회사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 상무이사는 러시아가 실제로 공급 약속을 이행한다는 전제하에 하루 평균 공급량이 10월 약 7만 2천 배럴, 11월 12만 4천 배럴, 이후 몇 달간 24만∼72만 배럴 선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작년 10∼12월 러시아의 하루 평균 디젤 수출량(80만 배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시장 구조상으로도 이번 거래는 디젤 가격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초당파 연구 기관 에너지정책연구재단의 마이클 린치 연구원은 "미국이 러시아산 디젤을 들여온다는 건 기존 구매처들이 다른 공급처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라며 "결국 가격은 현재 수준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습니다.

이번 합의가 글로벌 공급량 자체를 늘리는 게 아니라, 기존 물량의 공급처를 돌려막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사진=타스

반면 러시아 입장에서 이번 거래는 상당한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러시아는 보통 경유를 농업용 연료로 활용하는데, 동절기에는 관련 수요가 확연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로서는 계절적 연료 수급 상황을 활용해 미국에 작은 '외교적 당근'을 제공하면서 큰 전략적 실리를 챙길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에너지 전략가 클레이턴 시글은 이번 합의가 하절기용 디젤 재고를 처분하려는 러시아에 "엄청난 이득"이 될 수 있다고 AP통신에 전했습니다.

나아가 러시아가 이번 거래를 지렛대 삼아 우크라이나의 자국 정유시설 공격을 막으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동시에 러시아는 에너지 가격 안정이 급한 미국과 강력한 대러 에너지 제재를 이어가고자 하는 유럽 등 서방의 분열을 유도하는 전략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실제로 공급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지에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역시 최근 이어진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으로 내부 에너지난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휘발유에 비해 경유는 상대적으로 수출 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 내 생산 차질을 고려할 때 추가 공급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의 정유시설 가동률은 약 60%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러 에너지 수출을 제한하는 '2026 린지 O. 그레이엄 대러시아·대이란 제재법이 초당적으로 가결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 거래가 성사되며 대러 제재가 사실상 효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이번 결정은 트럼프 자신의 정치적 활로를 열기 위한 필사적인 시도로 우크라이나와 우리의 동맹들을 팔아넘긴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디젤 가격도 여전히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 직후 디젤 선물 가격은 소폭 하락했으나, 미국자동차협회(AAA)가 집계한 미국의 디젤 평균 소매 가격은 갤런당 6.2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22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6.52달러)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현서경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kyung03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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