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호남 반도체 속도 강조···착공 난제 여전

최성근 기자 2026. 10. 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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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를 처음 방문해 건설 의지를 밝혔다. 지난 6월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이후 입지 선정과 기업의 투자 결정 과정 등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이번 방문은 지난 6월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한 지 3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이후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서 군공항 이전 문제도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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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발표 뒤 첫 현장 점검
군공항 이전·인프라 등 변수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를 처음 방문해 건설 의지를 밝혔다. 지난 6월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이후 입지 선정과 기업의 투자 결정 과정 등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광주 군공항 이전과 전력, 용수 확보 등 해결 과제가 남아 있어 실제 착공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최 회장은 전날(9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광주 군공항과 탄약고 이전 예정지를 방문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등으로부터 부지 조성과 전력, 용수 공급과 교통망 등 기반시설 준비 상황을 보고받고 향후 사업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현장에서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생각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고 말했다.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3분의 2 수준을 계획하고 있으며 부지와 반도체 수요가 뒷받침되면 추가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는 설명이다.

생산시설 확충을 서두르는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를 꼽았다. 최 회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체 건설 일정을 12년 앞당겼지만 이마저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용인과 호남에서 공장을 병행 건설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이 늦어지더라도 일정 조율이 가능하다면 공장 건설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구체적인 착공 시점에 대해서는 "좀 더 스터디를 해야 한다"며 확답하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지난 6월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한 지 3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당시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 지역에 각각 반도체 생산공장 2기씩 총 4기를 건설하는 장기 투자 구상을 발표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800조원으로 양사가 각각 400조원가량을 투입하는 계획이다.

이후 정부는 광주 군공항 일대를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했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산업단지 설계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2028년 착공과 2030년 6월 첫 양산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이 9일 오후 반도체 산단이 들어설 전남광주 서구 군공항 부지에서 현장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기업의 투자 자율성과 입지 선정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이 지난 4월 국회에서 보였던 신중한 입장과 이후 투자 결정이 도마에 올랐다. 당시 최 회장은 광주, 전남 지역 전력을 활용한 반도체 공장 설립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기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반드시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후 호남 투자 계획이 발표되자 야권에서는 짧은 기간에 투자 방향이 달라진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도체 공장 입지는 전력과 용수뿐 아니라 전문인력, 협력업체, 물류 등 산업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에 정치적 판단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지역 간 유치 경쟁도 불거졌다. 대구, 경북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산업 기반을 갖춘 구미 등이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한 반발이 나왔다. 용인에서는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이 용인과 호남의 공장을 동시에 건설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기존 생산거점의 투자 축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광주 군공항 이전도 변수다. 정부는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군공항 이전은 10년 넘게 지역 갈등으로 지연돼 온 사업이다. 광주시는 2014년 국방부에 군공항 이전 건의서를 제출했지만 이전 지역 선정에 난항을 겪었다.

이후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서 군공항 이전 문제도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전남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광주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무안 지역에서는 군공항 이전에 따른 소음 피해와 재산권 제한 등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전력과 초순수 생산에 필요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공장 건설에 들어가더라도 기반시설 구축이 지연되면 장비 반입과 생산 개시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 시장은 "부지, 전력, 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은 물론 인재 양성과 정주 여건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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