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87주 연속 상승…강남 내려가며 집값 상승축 변화

정용진 2026. 10. 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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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9주째 하락 속 서대문·강북·금천 상승폭 확대
수원 영통·분당·안양 강세…경기 남부로 번지는 상승세
중저가 중심 수요 이동…집값 양극화 심화 우려 커져
[지데일리] 서울 집값 상승세가 87주째 이어지며 사상 최장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서울 아파트값이 87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상승폭도 6주 만에 확대됐다. 강남구는 9주 연속 하락했지만 서대문·강북·금천 등 중저가 지역이 오름세를 키웠다. 경기에서는 수원 영통과 분당, 안양 등이 강세를 보였다. ⓒ픽사베이

오름폭까지 6주 만에 확대되면서 주택시장에 다시 상승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보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뛰면서 서울 집값 상승의 중심축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첫째주(5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2%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87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긴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상승폭은 8월 넷째 주 0.29%를 기록한 뒤 5주 연속 축소됐지만, 이번 조사에서 다시 확대됐다.

이번 상승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지역별 온도 차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9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며 서울 전체 흐름과 엇갈렸다. 반면 서대문구와 강북구, 금천구 등 중저가 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에서는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폭이 커졌다. 

가격 부담이 높은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서울 외곽의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서울 주택시장의 상승 동력이 고가 아파트 중심에서 중저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금리와 대출 규제, 주택 가격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서울이라는 입지와 제한적인 공급 여건에 대한 선호가 유지되면서 매수 수요가 가격대별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특히 전세가격 상승이나 매물 부족이 겹칠 경우 실수요자의 매수 전환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을 둘러싼 수도권에서도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경기 아파트값은 0.18% 상승했으며, 수원 영통구가 0.6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남 분당구는 0.56%, 안양 동안구는 0.41% 오르며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산업단지와 관련 기업, 교통망 개선 등에 대한 기대가 맞물린 지역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장기간 이어지는 상승세를 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지역별 격차가 크다는 점이 부담이다. 강남권 일부 지역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곽 중저가 지역의 상승률이 커지는 현상은 서울 내부에서도 주거 선호와 가격 부담에 따른 수요 재편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격 상승이 이어질수록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가격 상승 기대가 다시 확산될 때 추격 매수가 늘어나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 반대로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이 지속되면 현재의 상승세가 지역별로 빠르게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 시장은 87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보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가격대의 수요가 유입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야 할 시점"이라며 "공급 확대와 함께 지역별 수급 여건, 실수요자의 금융 부담을 함께 점검하지 않으면 주택시장 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