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해킹사태 일파만파.. 고객 정보유출 전방위 확산
예가람저축은행 고객 4만명 개인정보 외부로 새나가
외주 개발자부터 고객까지 금융권 보안 사각지대 노출
5대 은행장 국감 증인 채택…보안 관리 집중 점검

한 곳에서 발생한 보안 사고가 개별 금융사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금융 소비자의 개인정보와 전산 인프라 전반을 위협하는 양상으로 확대되면서 금융당국과 업계의 대응 수준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잇따른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도 해킹 정황이 확인되면서 금융사들은 긴급 점검과 추가 피해 차단에 나섰다.
특히 공격 대상과 유출 경로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도 개인정보가 연이어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별 기업의 보안 취약성뿐 아니라 금융권 전반의 방어 체계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약 4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출 정보에는 성명과 연락처, 생년월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여러 항목 결합 형태로 빠져나갈 경우 피싱이나 스미싱, 금융사기 등에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은행권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이 잇따랐다. 신한은행에서는 약 2만5700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으며, KB국민은행에서는 119명, 하나은행에서는 89명의 개인정보가 각각 외부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BNK부산은행에서는 외주 개발직원 11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고객 정보뿐 아니라 외주 인력과 개발 과정에서 취급되는 정보까지 보안 관리 대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금융사의 전산 업무가 외부 개발업체와 협력사에 폭넓게 맡겨지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융사는 자체 시스템의 방화벽과 접근통제만 강화해도 충분하지 않으며 외주 인력의 계정 관리, 권한 부여, 접속 기록, 개발환경 분리 등 공급망 전반을 촘촘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협력사에서 발생한 침해가 금융사 내부 시스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 이후 피해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금융 소비자는 이름과 연락처, 생년월일 등이 노출된 사실만으로도 각종 사칭 범죄에 노출될 수 있으며, 여러 경로에서 확보된 정보가 결합되면 피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유출 사실을 통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2차 피해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모니터링과 소비자 보호 조치가 함께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국회도 금융권의 보안 대응 체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5대 시중은행장 5명을 오는 19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 신문요지는 금융권 해킹 사고 문제 점검으로, 금융사의 보안 체계와 외부 전산시스템 관리, 해킹 인지 및 보고 과정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금융 보안이 사고 발생 이후의 수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사는 보안 투자를 비용으로만 바라보기보다 고객 신뢰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지키는 핵심 기반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금융당국 역시 사고 발생 뒤 조사와 제재에 집중하기보다 취약점 점검, 정보 공유, 외부업체 관리, 사고 보고 체계까지 포함한 상시적인 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금융권 전반에서 보안 관리의 빈틈을 줄이지 못한다면 한 금융사의 사고가 다른 금융사와 소비자에게 연쇄적인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관축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