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사우디·이집트 비즈니스 포럼 개최…공동투자·현지 생산 협력 모델 전환
한국 경제계가 6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함께 투자 포럼을 연 데 이어 7일에는 이집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중동·북아프리카 지역과의 협력 확대에 나섰다. 두 행사 모두 단순한 수주와 수출을 넘어 공동투자와 현지 생산, 기술협력으로 협력의 폭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6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사우디 국부펀드 PIF와 공동으로 '2026 한-사우디 비즈니스 투자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포럼에는 파하드 바라카 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대리와 PIF 대표단을 비롯해 양국 경제인 28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코오롱·포스코이앤씨·네이버·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사우디 진출에 관심이 큰 기업이 자리했고 사우디에서는 PIF와 함께 20여개사가 참가했다.

본회의에서는 특구개발·건설, 기술·미디어·통신·헬스케어, 유틸리티·자원·운송·물류, 첨단산업 등 4개 분야로 나뉜 기업 피칭이 이어졌다. 포스코이앤씨는 도시·복합개발과 대형 건축 분야의 사우디 현지 사업 수행 경험을 공유했고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지에서 구현 중인 소버린 AI와 디지털트윈,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사우디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주권 확보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뒤인 7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산업통상부와 이집트 투자통상부, 주한이집트대사관과 함께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이집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마련된 자리로 한국 측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정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한-이집트 경협위원장인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이원진 삼성전자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어성철 한화오션 사장, 안종선 한국타이어 사장, 강경성 코트라 사장, 손주석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 23명이 참석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라운드테이블이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에 뜻을 모으고 올해 1월 양국 통상당국이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이후 정부와 경제계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구체적인 과제를 논의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계인 위원장은 양국 교역규모가 수교 당시 7793억원(5억8000만달러)에서 현재 2조3379억원(17억4000만달러)으로 3배가량 늘어난 만큼 CEPA 추진을 계기로 AI·첨단산업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사업과 투자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에너지·인프라, 첨단제조·교통, AI·디지털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각사의 사업 현황과 협력 수요를 공유했다.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는 한국석유공사가 현지 석유개발 경험을 토대로 양국 에너지 협력을 넓히겠다는 뜻을 밝혔고 수처리 전문기업 나노에이치투오는 대형 해수담수화 프로젝트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생산·물류거점을 다변화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됐다. 특히 수에즈운하경제특구의 입지와 산업·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가능성이 거론됐다.
셰이쿤 수에즈운하경제특구청장은 "수에즈운하경제특구 내 한국 산업단지를 조성해 한국 기업과 협력업체, 연관산업이 함께하는 생산거점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자동차·전자·철도·수처리·섬유 등으로 협력을 넓히고 이집트에서 생산한 제품을 지역과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제조·물류거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사우디 포럼 개회사에서 "양국 경제협력은 발주와 수주를 넘어 공동투자와 현지 생산, 기술협력으로 이어지는 '양방향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이번 포럼이 구체적인 투자와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Vision 2030을 넘어 지속될 한-사우디 경제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집트 라운드테이블 환영사에서 "이집트의 전략적 입지와 성장 잠재력에 한국의 제조업·첨단기술 역량이 더해진다면 양국이 함께 만들어갈 협력 기회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지난 30년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오늘 논의가 구체적인 투자와 사업으로 이어져 한-이집트의 새로운 30년을 열고 양국 경제협력을 한층 더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