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이끈 화천 출신 숨은 주역

정민엽 2026. 10. 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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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글자 '한글'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한글날이 오는 9일 100돌을 맞는다.

당시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한글날 '공휴일 지정 반대를 거둬달라'며 도끼상소 퍼포먼스를 펼친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된다고 했을 때 김혜선 과장님이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줬던 일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국어 전공자가 아니었음에도 누구보다 우리말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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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한글날 제정 100주년
김혜선 전 문체부 국어정책과장
‘범국민 언어문화 운동’ 등 힘써

우리 글자 ‘한글’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한글날이 오는 9일 100돌을 맞는다. 지난 100년의 역사 속에서 한글날은 공휴일에서 제외되는 풍파를 겪기도 했다. 한글날이 지금의 지위를 되찾은 배경에는 화천 출신의 고(故) 김혜선(사진)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정책과장이 있다.

1926년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한글날은 올해로 제정 100주년을 맞는다. 더욱이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80돌이자 우리말 연구에 평생을 바친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 탄생 150주년이기도 한 뜻깊은 해다.

그러나 한글날이 지금과 같은 지위를 갖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1928년부터 한글날로 불리기 시작했고, 광복 이후인 1946년 법정공휴일로 지정됐다. 그러나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1990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이후 2005년 국경일로 지정됐고, 2012년 공휴일로 재지정되면서 2013년부터 다시 쉬는 날이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을 추진했지만 당시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은 경제단체의 반발과 생산성 저하 등을 우려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2012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정책과장이었던 김혜선 과장은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을 위해 힘썼다. 춘천 유봉여고를 졸업하고 한림대 재학 중 지방고등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그는 2004년 강원도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파견 근무를 떠난 뒤 이듬해 문체부에 발탁됐다.

당시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한글날 ‘공휴일 지정 반대를 거둬달라’며 도끼상소 퍼포먼스를 펼친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된다고 했을 때 김혜선 과장님이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줬던 일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국어 전공자가 아니었음에도 누구보다 우리말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김혜선 과장은 한글날뿐만 아니라 한글문화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언어도 인권’이라는 소신 아래 정부부터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도록 하는 ‘범국민 언어문화 개선 운동’을 추진했고, 세종학당 확충과 국립한글박물관 개관에도 힘을 쏟았다. 그렇게 우리말과 한글을 위한 정책에 힘써온 그는 병을 얻어 2015년 9월 4일 4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11년이 지난 지금, 고향인 강원도에서도 그의 업적을 기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은 “우리말을 위해 정말로 많이 헌신한 분”이라며 “단지 한글날뿐만 아니라 한글 교육 체계를 마련할 기틀을 만든 사람이었다. 이제라도 고인의 업적을 기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민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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