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장기연체 3배 ‘껑충’…부실채권 1.7조로 늘어
실질 부실 잣대 고정이하여신 2배 뛰어…충당금도 3배 확대
“취약 차주 상환 여력 등 건전성 지표 지속 점검해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장기연체액이 1년 반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하며 전체 연체채권(2조 2000억원)의 60%를 넘어섰다. 연체가 장기화하면서 실제 부실로 이어지는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두 배 이상 뛰어 금융권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 19곳의 지난 6월 말 주담대 잔액 합계는 77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말 644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21% 증가했다.
이 기간 대출잔액보다 연체채권이 훨씬 빠르게 불어났다.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주담대는 같은 기간 1조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120% 증가했다. 이는 주담대 잔액 증가율의 약 6배에 달하는 가파른 상승세다.
은행별로 NH농협은행의 주담대 연체잔액이 5117억3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 3680억2000만원, 우리은행 3419억6000만원, 하나은행 3026억6000만원, 신한은행 2168억8000만원 순이었다.
연체가 장기화하는 흐름도 두드러졌다. 3개월 이상 연체된 주담대는 2022년 말 5000억원에서 2023년 말 9000억원, 2024년 말 1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1조4000억원까지 증가했고 올해 6월 말에도 같은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연체채권 2조2000억원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4%다. 2022년 말과 비교하면 장기연체액은 3배 가까이 불어났다.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규모는 2022년 말 8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7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은행들은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주담대 관련 대손충당금은 2022년 말 3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9000억원으로 세 배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같은 기간 44.5%에서 51.1%로 높아졌다.
주담대 장기연체 확대는 보험업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말 보험업권의 30일 이상 주담대 연체액 가운데 90일 이상 연체액은 1071억원으로 55.8%를 차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체 주담대 규모와 비교하면 연체 규모가 당장 은행 건전성을 크게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연체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며 “부실 확대 가능성이 있는 만큼 취약 차주의 상환 여력과 고정이하여신 추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