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명태균 여론조사 2심 무죄... 오세훈 2심도 같은 판사가 선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을 유죄로 보고 징역 2년을 선고했었는데, 이같은 판단이 뒤집힌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명씨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항소심 재판부 “여론조사, 재산상 이익 아냐”
먼저 항소심은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가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기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 기부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재산상의 이득이 있을 때 성립된다”며 “정치적 도움과 같이 재산상 이득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땐 법상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제공받은 건 정치적 조언과 유력 정치인 소개 등 조력을 받았고, 이는 명씨가 자신의 기여를 인정받고자 했던 개인 사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론조사는 정치적 조언을 위한 수단 또는 근거의 일부로 제시됐을 뿐”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에게 여론조사 등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받은 것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는 취지다.
◇1심은 “묵시적 합의 있었다” 했지만...2심은 “증거 전혀 없어”
지난 7월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명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의 합치가 이뤄졌다”고 봤다. 김 여사가 정치적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여론조사의 시기·내용·방식 등을 명씨에게 일임했고, 윤 전 대통령도 이런 뜻에 묵시적으로 동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명태균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무상으로 이를 제공한다는 협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전혀 없다”며 정반대 판단을 내놨다.
고의 여부에 대해서도 “여론조사 모두 명씨가 깊이 관련된 미래한국연구소의 판단으로 실시됐고, 이중 일부만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된 점, 명씨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나 개혁신당 이준석 전 대표 등에게도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정치자금을 기부하려고 했다는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무죄 판결이 나오자 명씨에게 “이제 뭐 다른 사건은 없으신 겁니까? 가족분들 다?”라고 말을 건넸다. 명씨도 법정에서 나온 뒤 복도에서 “형사보상 청구해야제”라고 했다.

◇金 여사도 같은 혐의로 1·2심 무죄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에게서 약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공표용 36회·비공표용 22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윤 전 대통령과 따로 재판을 받은 김 여사는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김 여사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무상 여론조사 제공이 정치자금 기부에는 해당할 수 있다고 봤지만, 이들간 협의가 없었다고 판단해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검이 이에 불복하면서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심리 중이다.
이날 판결이 나오자 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오늘 판결은 정치적 사건일수록 더욱 엄격하게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형사사법의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며 “향후에도 어떠한 정치적 해석이나 선입견이 아니라 오직 증거와 법률에 따라 사건이 판단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특검 측 박노수 특검보는 “여론조사가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법률 판시”라며 “김 여사의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돼 있는데, 당연히 상고를 해서 해당 사건과 함께 실체에 맞는 판결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판결을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7부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대납 사건의 항소심을 맡고 있다.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인 벌금 1000만원형을 받은 오 시장의 항소심 선고는 오는 23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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