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고수’ 가면 쓰고 40억 가로챈 치과의사, 실제 계좌는 수억 손실

김천/이승규 기자 2026. 10. 7. 11: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한유진

자신이 주식 투자의 고수라며 지인 등을 속여 8개월간 40억원을 가로챈 치과의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의 실제 주식 계좌는 수억 원 상당의 손실이 누적되고 있었다.

대구지방공소청 김천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한주동)는 사기 등 혐의로 치과의사 A(45)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지인 3명에게서 22억원을, 저축은행에서 불법 대출로 18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유명 가수도 나에게 투자를 맡기려 한다” “증권사에서도 협업 제안이 들어오고, 기업 임원들이 종목 문의를 한다”는 식으로 자신을 주식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것처럼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지인들을 유혹하는 데 쓰인 돈이 저축은행에서 받은 18억원 상당의 불법 대출금이었다. A씨는 “치과병원을 운영하는 데 쓰겠다”며 허위의 자금 사용 계획서와 증빙 서류들을 제출해 저축은행에서 사업자 운영 자금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A씨는 대출받은 18억원을 주식 투자금과 생활비로 사용했다.

A씨는 이 대출금과 지인이 건넨 투자금 등 수십억 원을 주식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금인 것처럼 과시하며 주변 사람들을 속였다. 하지만 실제로 A씨는 주식 투자로 매월 수억 원 상당의 손실이 누적되면서 기존에 빌렸던 돈도 갚지 못하는 상태였다.

결국 A씨는 자산 상황이 악화해 빚을 못 갚게 되자, 이를 지인들의 투자금으로 돌려막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인에게 빌린 돈을 다른 지인에게 빌린 돈으로 메우는 식이었다. A씨는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사기 범죄로 처벌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A씨가 주변 지인들에게 돌려막기 식으로 빚을 갚은 흔적 등 자신에게 유리한 계좌 내역 일부만 제출해 불송치된 바 있다. 그러나 공소청이 직접 보완 수사를 통해 A씨의 혐의를 밝혀냈다.

공소청 관계자는 “경찰에서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한 사건을 공소청에서 보완수사해 혐의를 규명했다”며 “향후에도 재산범죄 피의자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불송치 사건도 충실히 검토해 사법정의 실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