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 침범도 강력 대응"…2015년과 달라, 정부 대응 수위 고심

김예슬 기자 2026. 10. 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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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의 책임을 재차 부인하며 우리 측이 자신들의 영토를 "1㎜라도 침범한다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북한은 우리 측이 지뢰를 제거하는 데 대해서는 "제거하겠으면 하고 말겠으면 말고 우리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면서도 "단 1㎜라도 우리의 영토를 침범한다면 즉시적이며 강력한 대응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판단되는 지뢰로 우리 장병들이 다친 만큼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지만, 대응 수위를 지나치게 높일 경우 북한의 '영토 침범' 주장에 빌미를 주면서 접경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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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 불사' 대신 조건부 대응 예고…외무성 내세워 상황관리 여지도
정부, 책임 추궁·우발 충돌 방지 사이 고심…"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DMZ 지뢰 추정 폭발 상황 관련 중간 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28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의 책임을 재차 부인하며 우리 측이 자신들의 영토를 "1㎜라도 침범한다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영토 침범'을 조건으로 내걸어 상황 관리의 여지를 남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도 북한에 책임을 묻되 우발적 충돌을 피할 대응 수위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MDL) 이남의 북한 지뢰 제거작전을 이어가면서, 충돌 방지를 위한 남북군사회담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7일 북한 매체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전날 성명을 통해 우리 군의 조사 결과를 '자작광대극'이라고 주장하며 지뢰 매설 책임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북한은 우리 측이 지뢰를 제거하는 데 대해서는 "제거하겠으면 하고 말겠으면 말고 우리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면서도 "단 1㎜라도 우리의 영토를 침범한다면 즉시적이며 강력한 대응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 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진행하는 지뢰 제거 작업 자체에는 개입하지 않되, 북한이 '영토 침범'으로 판단하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일종의 '레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사과와 자발적 철거는 거부하되 MDL 이남 지뢰 제거는 묵인"하고 있다며, 수사는 강경하지만 위협을 영토 침범으로 한정한 것은 "긴장과 확전을 원치 않는 태도"라고 분석했다.

2015년엔 '전면전 불사'…이번엔 '영토 침범' 조건부 대응

북한의 이번 대응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와는 결이 다소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5년 북한은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이후 남북 간 포사격이 이어지자 외무성 성명을 통해 '전면전도 불사한다'는 고강도 위협을 내놨다. 반면 이번에는 지뢰 제거 작업 자체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은 채 '1㎜라도 영토를 침범할 경우'라는 조건을 달아 대응을 예고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2015년이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한 대응에 방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영토주권 수호에 초점을 두면서, 침범하지 않을 경우 폭파·제거 작업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행동을 예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명 주체가 군부가 아닌 외무성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이번 사안을 국방성이나 총참모부가 아닌 외무성 명의의 '공화국 정부 공식 입장'으로 발표했다. 홍 연구위원은 이를 북한이 군사적 상응조치 차원보다는 '국가 대 국가' 관계의 외교 사안으로 접근하려는 메시지로 해석했다.

지난달 29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남과 북의 초소에서 양측 병사가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장병들이 다친 지뢰 폭발 사고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일 가능성이 크다는 군의 판단이 나온 가운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상응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6.9.29 ⓒ 뉴스1 오대일 기자

정부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책임 추궁·긴장 관리 병행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판단되는 지뢰로 우리 장병들이 다친 만큼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지만, 대응 수위를 지나치게 높일 경우 북한의 '영토 침범' 주장에 빌미를 주면서 접경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수 있어서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이번 사고지역 외 다른 MDL 침범 추정지역에 대해서도 유엔군사령부와 공동조사를 추진하고, MDL 이남에 추가로 확인되는 북한군 지뢰 제거작전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뢰 제거작전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다시 우리 병사들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조치를 한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추가 대응 방식을 놓고는 부처 간 견해차가 드러났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향후 대응과 관련해 "군사적인 것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응을 포함해 여러 외교적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 장관은 이날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에서 대북 사이버 독자제재 방안에 반대했는지를 묻자 "연관성이 없지 않습니까"라며 "사이버 제재와 지뢰 폭발사고의 대응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이 재차 반대했다는 뜻이냐고 묻자 정 장관은 "통일부는 통일부의 존재 이유가 있고 외교부는 외교부의 존재 이유가 있고 의견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답했다. 지뢰 사고 대응으로 사이버 제재를 추진하는 데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추가 지뢰 제거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과제도 남아 있다. 북한이 '우리 영토'의 경계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만큼, 유엔사를 통한 사전 통지와 충분한 이격거리 확보 등 충돌 방지 조치를 병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홍 연구위원도 향후 대응과 관련해 MDL 근접 구간에서 "유엔사 경유 사전통지 유지, 이격거리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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