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허위 의심 기술평가 기업에 1572억원 대출

정은지 기자 2026. 10. 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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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본사 전경. /IBK기업은행 제공

IBK기업은행이 허위로 의심되는 기술신용평가(TCB)와 관련된 기업 249곳에 최근 7년간 1572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728억원의 대출 잔액이 올해 7월까지 남아 있어 관련 기업의 건전성 관리와 함께 기술금융 평가·검증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IBK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술신용평가기관이 기업은행에 제공한 평가서 가운데 312건이 허위로 의심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해당 평가서와 관련된 기업은 249곳이며, 기업은행이 실행한 대출 규모는 총 1572억원에 달한다.

평가기관별로는 이크레더블 관련 기업이 161곳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평가데이터 75곳, SCI평가정보 9곳, 나이스평가정보 4곳 순이었다. 이크레더블 평가와 관련해 실행된 대출액은 1059억원으로 전체의 67.4%를 차지했다.

대출이 이미 실행된 만큼 평가 과정에서의 문제가 실제 금융지원으로 이어졌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기업은행은 관련 기업 가운데 17곳에서 부실이 발생했으며 부실 금액은 47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7월 기준 대출 잔액이 728억원에 달해 이미 발생한 부실뿐 아니라 현재 남아 있는 대출에 대한 추가적인 건전성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기술금융의 평가 결과를 은행이 다시 검증하는 과정에서도 오류 사례가 확인됐다. 기업은행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기술신용평가 결과를 재심의해 등급을 변경하고 평가 오류로 분류한 사례는 214건이었다. 

기관별 평가 오류는 나이스평가정보 75건, 나이스디앤비 47건, 한국평가데이터 44건, 서울평가정보 25건, 이크레더블 17건, 한국기술신용평가 6건으로 집계됐다. 평가 결과에 대한 사후 재심의에서도 오류가 확인된 만큼 기술금융 심사 과정에서 평가기관의 결과를 어느 수준까지 검증할 것인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사안은 개별 평가기관의 문제를 넘어 기술금융 전반의 검증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기술금융은 기업의 담보나 재무정보뿐 아니라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인 만큼 평가 결과의 신뢰성이 대출 심사와 직결된다. 기업은행은 서면 답변을 통해 자사를 포함한 15개 은행에서 동일 유형의 피해가 확인돼 관련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훈 의원은 “기술력을 믿고 돈을 빌려주는 제도에서 그 출발점인 평가서부터 허위로 의심된다면 기술금융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허위 평가가 실제 대출로 이어진 경위와 평가기관·은행의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남아 있는 대출의 건전성까지 면밀히 관리하고, 허위·부실 평가가 금융회사 대출로 직결되지 않도록 평가기관에 대한 검증과 책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