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전 강경발언 일파만파.. '전쟁' 거론에 격앙

손유지 2026. 10. 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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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샌디에이고 파괴도 작은 대가” 트럼프 발언 논란 확산
뉴섬·LA·샌디에이고 시장까지 일제히 트럼프 강력 비판
백악관 “핵 위협 위험 설명한 것” 발언 왜곡이라며 해명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전쟁 발언에 정치적 부담 커지나
[지데일리]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가 이란과의 전쟁을 위해 희생돼도 감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면서 미국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비용을 강조하며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가 파괴돼도 작은 대가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확산됐다. 캘리포니아 정치권은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백악관은 핵 위협의 위험성을 설명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쟁 비용과 피해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미국의 대도시가 공격받아도 감내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과의 충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인적·경제적 비용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그러나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가 거론되면서 파장은 크게 달라졌다. 

두 도시는 인구와 경제 규모가 큰 핵심 도시이자 캘리포니아의 상징적 지역이다. 특히 로스앤젤레스는 미국의 문화·금융·물류 산업이 밀집한 거점으로, 대규모 공격이 발생하면 지역 피해에 그치지 않고 미국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캘리포니아 정치권은 즉각 반발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위험한 인식이라고 비판했고, 캐런 배스 로스앤젤레스 시장과 토드 글로리아 샌디에이고 시장도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발언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민주당 정치인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공화당 진영에서도 거리를 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공화당 후보는 어떤 미국 도시도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비판하면서 논란의 정치적 확산을 경계했다.

백악관은 논란이 커지자 발언의 취지가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설명한 것이며, 특정 미국 도시의 희생을 감수하자는 의미가 아니었다는 해명이다. 기자회견 전체 맥락에서도 특정 도시를 공격 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하지만 해명만으로 논란이 가라앉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자국민이 거주하는 대도시의 피해 가능성을 가볍게 언급한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사적 대응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적의 위협뿐 아니라 민간인 피해와 경제적 비용, 동맹국과의 관계, 장기적인 안보 불안까지 종합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치적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전쟁과 물가, 재정 부담에 대한 유권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의 거친 표현이 민주당의 공격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미국 최대 경제권 가운데 하나인 만큼 이 지역 유권자들의 반발이 커질 경우 공화당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논란은 미국의 대외 군사정책이 국내 정치와 맞물릴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준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군사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더라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비용으로 취급하는 듯한 메시지가 전달되면 정책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의 핵 위협을 둘러싼 미국의 강경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쟁 정당화 논쟁을 넘어 국내 정치의 새로운 악재로 번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