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페스트 연구원 감염 의심 사망… ‘폐렴형 흑사병’ 불안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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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베리아 한복판인 이르쿠츠크주 셸레호프의 페스트 연구소에서 여성 연구원이 2일 원인 불명의 폐렴으로 숨졌다. 그가 폐렴형 페스트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러시아 당국은 사망 원인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데버라 버크스 전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보수 매체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기저 질환이 없는 20대 젊은이가 폐렴형 페스트로 사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우려되는 점이 많은 만큼 러시아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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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당국 “원인 불명, 병원체 조사중”… 연구소 인근 항생제-마스크 사재기
일각 “中 실험실 유출 코로나 연상”… 트럼프 “사안 주시, 최대한 도울것”

논란이 커지자 세계보건기구(WHO)는 5일 “대중적 위험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대 약국에서는 항생제가 품절되고 시민들이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사재기하는 등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보건당국은 사안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대한으로 그들(러시아)을 돕겠다”고 밝혔다.
● 현지 매체 “페스트 시험관 깨져 유출”

4일 러시아 보건 당국은 그의 사인을 ‘원인 불명의 폐렴’이라고 발표했다. 유출된 병원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시필로바 연구원이 사망한 날에 수도 모스크바에서 고위 보건 당국자가 현지로 급파되는 등 러시아 정부 또한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인지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독립 언론 ‘류디바이칼라’ 등은 시필로바 연구원이 지난달 25일 시료 채취 과정에서 페스트 병원체가 든 시험관을 실수로 깨뜨린 것이 사망 원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유명 역학자 미하일 파보로프 또한 현지 매체 ‘에코’ 인터뷰에서 “기술적인 실수로 ‘실험실 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페스트는 쥐 등 설치류, 벼룩 등에 존재하는 페스트균이 일으키는 급성 열성 전염병으로, 중세 시대 유럽에서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이다. 감염 경로와 증상에 따라 림프절형, 패혈증형, 폐렴형으로 나뉜다.
이 중 폐렴형은 벼룩이나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다른 유형들과 달리 침방울을 통해 사람 간에 전파될 수 있다. WHO는 폐렴형 페스트는 항생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18∼24시간 안에도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필로바 연구원이 이송된 병원에서는 직간접 접촉자 약 200명이 격리 관찰 대상자로 지정됐다. 당국은 현재까지 페스트 등 다른 전염병 발병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초기 떠올라” 우려

데버라 버크스 전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보수 매체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기저 질환이 없는 20대 젊은이가 폐렴형 페스트로 사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우려되는 점이 많은 만큼 러시아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의 전문가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5일 유로뉴스에 밝혔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유럽이 전염병에도 더 잘 대비하게 됐다”며 각국이 항생제 비축분을 확보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유로뉴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EU의 접촉이 매우 제한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와 인접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주요국도 국경 검역 강화에 나섰다.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코로나19와 달리 폐렴형 페스트는 1세기 이상 연구돼 치료법과 통제 조치가 마련된 질병이라고 진단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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