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담보 대출금·암 진단비…‘비트코인’ 바꾼 피싱 갈취금 찾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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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넘겨준 자금이 시중 은행에 머물러 있을 땐 비교적 이른 시간 내에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범죄자들이 이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바꾸면 돌려받기가 매우 어려웠었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적·제도적 미비로 해결되지 못하던 피해금 환급 문제를 3년에 걸친 추적과 거래소 협력으로 해결했다"며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가담자와 조직에 대한 수사는 물론, 가상자산으로 은닉된 범죄수익금도 끝까지 추적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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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추적 끝에 263억원 찾아 1137명에 환급
개정 법령 시행…은행·거래소 정보 공유 가능
피싱 피해금 환급 절차 개선·수사 탄력도 기대


그동안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넘겨준 자금이 시중 은행에 머물러 있을 땐 비교적 이른 시간 내에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범죄자들이 이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바꾸면 돌려받기가 매우 어려웠었다. 하지만 10월1일부터 개정된 법령이 시행되면서 앞으로 보다 신속하게 돌려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9월30일 피싱범에게 속아 피해를 입은 1137명에게 263억원가량의 피해금을 환급했다고 밝혔다. 이번 환급금은 2023년부터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와 협력해 확인한 피싱 피해금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피싱 피해가 갈수록 커지자 계좌 지연이체, 본인 및 가족관계증명 절차 강화 등의 방법을 연달아 도입해 대응해왔다. 이같은 조치에 피해금액의 즉시 인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피싱 조직들은 피해금액을 가상자산으로 바꾼 뒤 해외로 인출하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은행 계좌를 이용한 보이스피싱은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계좌와 연결 계좌의 지급이 정지된다. 이후 은행간 정보 공유를 통해 피해금이 최종적으로 보관된 금융회사가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준다.
하지만 피해금이 은행 계좌를 거쳐 가상자산 거래소로 넘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피해자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누구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는지 알 수 없고, 피해자 역시 돈이 거래소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환급을 신청하기 어렵다.
현행법상 피해구제 신청 및 지급정지 요청, 환급금 지급 주체가 ‘금융회사’로만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싱 피해금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가상자산 계정을 동결해도 은행으로부터 피해자 정보를 받지 못해 환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
광역수사대는 3년 전 가상자산거래소와 피싱 피해 방지책을 협의하던 중 거래가 정지된 가상자산 계정에 122억원에 달하는 피싱 피해금이 환급되지 못한 채 동결돼 있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광역수사대는 이때부터 가상자산 거래소 전자지갑 1050개와 은행 계좌 16만3000개에 대한 자금 추적을 벌여 피해자를 특정했다. 이어 서면, 전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방문 등을 통해 관계인에게 통지하고 서류 접수 및 환급 절차를 거쳐 2017년부터 2025년 8월까지 동결돼 있던 피해금 대부분을 환급했다. 이 과정에서 최초 확인한 122억원보다 더 많은 피해금액이 동결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최종 환급액은 263억원에 달했다.
피해자 중에는 이미 피해금 회수를 포기했다가 수천만원을 되찾은 이들도 있었다. 지난해 5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아 집을 담보로 마련한 8억5000만원을 송금한 자영업자 박모씨는 범죄 계좌에 남은 돈이 없고 피해금이 거래소로 넘어간 사실도 알지 못해 회수를 포기했다. 박씨는 사기 피해 이후 가족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 극심한 자책감에 시달렸지만 이번에 피해금 가운데 일부인 4300만원이나마 돌려받았다.
지난해 6월 주식 전문가를 사칭한 일당에게 속아 배우자 암 진단비로 받은 300만원을 송금한 김모(56)씨도 피해금 회수를 포기했다가 230만원을 돌려받았다.
동시에 광역수사대는 보이스피싱범으로 추정되는 명의자들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현행법상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체 입출금 차단 조치는 최대 6개월까지만 가능하다. 광역수사대는 차단 조치기간이 끝난 시기를 틈타 일부 명의자가 30억원가량을 인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계정명의자 130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10월1일부터 가상자산사업자를 금융회사에 포함하는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시행된다. 은행과 거래소 간 정보 공유 및 피해금 환급 절차가 개선되는 동시에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적·제도적 미비로 해결되지 못하던 피해금 환급 문제를 3년에 걸친 추적과 거래소 협력으로 해결했다”며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가담자와 조직에 대한 수사는 물론, 가상자산으로 은닉된 범죄수익금도 끝까지 추적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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