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현금 살포' 시인한 조희대 "다신 안하겠다"
감사원, 3년여 간 12억 9900만 원 지급 확인
조희대 "지출에 일체 관여 안 해"…결국 시인
오마카세 업추비엔 "못 먹던 음식 먹는게 소망"
와인 1억800만원 지출엔 "술 한 방울 안 마셔"
고급식당·와인 등 "금액 전혀 몰랐다"며 발뺌
박균택 "기자 접근 막아달라 국회 요청했나"
"선민의식, 특권의식 없으면 불가능한 일"
민주당 "모든 걸 부하 직원에게 떠넘겨" 비판
조희대 '제2의 윤석열' 지적엔 "모욕적" 발끈

지난 8월 감사원이 대법관들에게 매달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해 온 사실을 지적한 것과 관련,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면서 "앞으로는 시정하고 국민들에게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대법관 현금 격려금' 살포에 대해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어떻게 대법원은 매달 대법관들에게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어느 지침에도 정기적으로 현금으로 액수를 달리한다고 한들 (현금 지급을)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처음으로 대법원에서 격려금이라고 하는 것(돈)이 나갔구나 하는 걸 감사원이 처음으로 밝혀냈다"면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국고를 그렇게 쓸 때 법적 처벌 대상이다. 국고 횡령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에서 현금을 계좌에서 인출했고, 그게 어디에 쓰였는지 보니 대법원장이 대법관들에게 매달 정기적으로 준 거다. 심각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가의 월급이나 격려금을 대법원장이 지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출관이 따로 있어서 따로 지출하는 것이지 대법원장은 거기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제가 지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서 위원장은 "다 체크(확인)하니까 '대법원장실에서 돈을 가지고 오라고 하면 돈을 빼서 대법원장실에 가져다주고, 그럼 대법원장실에서 법원행정처와 대법관들에게 보낸다'는 이 순서까지 저희가 확인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국회도 1년에 한 번 국회의장이 일을 잘한 상임위와 국회의원을 공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한다"면서 "다른 곳은 다 바뀌었다. 저희(국회)도 현금으로 오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저희도 현금으로 쓰는 게 아니다. 업무추진 카드로 다 지출을 하고 있다"고 재차 해명하던 중, 옆에 있던 법원행정처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앞으로는 시정하고 국민들에게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말을 바꿔 시인했다.

오마카세 일식집 업무추진비 고발사건엔
"못 먹어보던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게"
조 대법원장은 주방 특선(오마카세) 등을 먹은 뒤 참석 인원을 부풀려 기재하는 등 그간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혐의로 고발된 사건과 관련해서도 "한 번씩 만나되 대신 그동안 못 먹어보던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라는 게 우리(법원) 구성원들 소망"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저는 가서 격려해 주는 것뿐이지. 그날 식사값이 얼마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업무추진을 하기 위해서 경우에 따라서 금액이 넘어간 경우가 있는 모양인데, 저도 처음 알았다"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법원)행정처에서 시정할 것으로 생각하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조 대법원장에게 "(서울) 방배동 스시 오마카세 런치가 (1인당) 7만 5000원이다. 반포동 런치 한정식집은 6만 5000원이다. 서초동·소공동 호텔 레스토랑 디너 코스가 18만 원이다. 비싼 거 드신다는 게 국민들이 이해되겠나"라고 물었다.
이어 "2022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로 1억 800만 원어치 와인을 샀다. 평균 5만 원 가정 시 2160병이다. 매달 50병을 샀다. 감사원에서 자료 달라고 하니까, 안 내고 있다"고 지적한 뒤, "올해 1월달부터 2월달까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로 와인을 샀다. 기억나시냐" "1월 5~6일에 보면 750ml 와인만 이틀 동안 26병 드셨다. 윤석열이 관저에서 1톤(차량)으로 술을 구입했다더니, 원장님도 관저에서 이렇게 왜 술을 드십니까"라고 따졌다.

조 대법원장이 '관여하지 않았다' '처음 알았다'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거듭 책임 회피성 답변을 내놓는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희대의 사법부 정치인인 조 대법원장은 어쩌면 윤석열투(Two)냐? 모든 걸 부하직원들에게 떠넘기면 윤석열과 똑같지 않냐"면서 "내란 일으키고 자기는 책임 없다. 부하들에게 떠넘기는 것. 검찰총장 윤석열이 대통령 되니까 대법원장 조희대 씨도 다음 대통령 하려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조 대법원장이 '나는 먹고만 다녔지 모른다'라는 취지로 답변한 데 대해서도 "저도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체부장관, 국정원장, 원내대표를 3번 했다. 다 법카(업무추진카드)를 썼다"며 "(내가) 만약에 업무추진카드를 그렇게 쪼개기 하고 그렇게(인원을 부풀려 사용)해서 재판을 받게 된다면 조 대법원장은 무죄 줄 거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조 대법원장은 현행범이라고 생각한다. 그 많은 법카를 쪼개기하고 사람을 부풀리고 이런 것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면 그 자리에 어떻게 있느냐"며 꾸짖었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오마카세와 관련해 조 대법원장이 '그동안 못 먹어보던 것을 먹는 차원'이라고 말한 데 대해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음식이 국민세금으로 쓰기에는 굉장히 비싼 음식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법원뿐만 아니라 행정부나 어디든 그렇게 해도 괜찮다는 것처럼 들린다. 대법원장으로서 사법부의 수장인데 그 답변이 매우 부적절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이 이날 출석에 앞서 기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한 '저지선'을 설치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오늘 국회 출석하면서 기자들이 대법원장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저지 라인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무총리도 이런 요구를 하는 법이 없고, 헌법재판소장도 이런 요구를 한 바 없다. 선민의식, 특권의식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법원장은 "지시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유리할 때는 관례 들이대고
불리할 때는 관례를 벗어나"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관례와 국정감사 출석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대법관 한 명이 공석이 났는데, 제 기억에 대전고등학교 나온 고현철 대법관을 제가 법원행정처 이강국 행정처장하고 만나서 조율하고 조정하고 추천했다"면서 "이것이 지금까지 대법원 대법관을 제청하는 데 관습"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도 "관례가 깨지기 시작한 것은 저기 앉아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부터"라면서 "(조 대법원장이) 유리할 때는 관례를 들이대고, 불리할 때는 관례를 벗어나는 게 일관된 태도라고 볼 수 있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은 (오늘) 기관증인이 아니라 일반 증인으로 참석했다. 지난 법사위에서 민주적인 의결 절차에 따라 증인으로 채택됐다. 증인선서를 할 의무가 있고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의무가 있다"면서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답변하는 것은 대법원장뿐만 아니라 공직자로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국정감사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관례를 들어 인사말만 마친 뒤 곧바로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러나 서 위원장이 이석을 불허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다만 조 대법원장은 일반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증인선서를 거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제2의 윤석열을 꿈꾸냐'는 진보당 손솔 의원의 질문 등에만 "모욕적"이라고 선별적으로 답변했고, 오후 국정감사에는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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