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용수 확대…섬진강 하류 지원 요구
시의원 37명, 댐 하류 특별법 촉구
생태유량 보장·댐 수익 환원책 제시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 대규모 용수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댐 수몰지역뿐 아니라 섬진강 하류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에서 나왔다. 산업용수 확보에 따른 유량 변화와 생태계 영향을 하류 주민이 떠안을 수 있는 만큼 공급 확대 전 영향 검증과 별도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에 따르면 오행숙 의원 등 37명은 '댐 하류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 건의안'을 발의했다. 건의안은 7일부터 열리는 임시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호남 반도체 산단 용수는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2028년 말까지 주암댐 5만t과 보성강댐 10만t 등 하루 15만t을 우선 공급하고, 이후 생산시설 가동에 맞춰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다. 2030년에는 하루 65만t 규모의 주 공급체계를 갖추고 가뭄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한 예비수원까지 포함해 총 106만t을 확보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공급원은 동복댐과 주암댐, 나주댐에 광주 제1하수처리장 재이용수 등을 더해 분산하는 방식으로 짜였다. 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하수 재이용수도 주요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동복댐 확장 방식도 조정이 검토되고 있다. 기존 댐 높이를 약 15m 올리는 증고안과 함께 하류에 새 구조물을 짓는 '증축'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존 댐을 운영하면서 새 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기본구상 단계에서 살펴보고 있다. 저수능력이 늘어날 경우 화순·담양 상류지역의 수몰과 주민 이주·지원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발의 의원들은 상류지역 대책과 별도로 주암댐과 보성강을 거쳐 섬진강 하류까지 용수 이용 확대의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암댐과 취수시설 운영에 따른 유량 변화가 보성강을 거쳐 섬진강 하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갈수기 유지유량 부족과 해수 유입에 따른 염분 상승, 재첩 서식환경 변화 등이 주민 생업과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의원들의 주장이다. 하류 염분 문제는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환경부는 2020년 재첩 서식지 염해를 줄이기 위해 주암댐과 보성강댐 등의 물을 추가 방류하는 댐 운영 개선안을 시행하기도 했다.
건의안에는 신규 산업용수를 공급하기에 앞서 기존 생활·공업·농업용수와 하류 생태유량을 우선 보장하고, 추가 취수가 하류지역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검증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댐 주변지역 지원이 담수지와 인접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져 댐 운영의 영향을 받는 하류지역은 안정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발의 의원들은 댐 하류를 별도 지원 대상으로 정해 피해 예방·구제와 주민·농어업 지원, 생태계 복원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가칭 '댐 하류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원 재원으로는 댐 용수 판매와 발전 수익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하류 주민이 댐 운영과 용수 배분, 지원사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기존 용수 공급과의 충돌을 최소화할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건의안이 본회의에서 채택되면 대통령과 국회의장, 국무총리, 각 정당 대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등에 송부된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