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54조 손실’ 책임론…재경위 국감 달궜다
최지희 2026. 10. 6. 14:40
野 “단일종목 ETF로 54조 손실”
1월 청와대 회의 놓고 책임 공방
李부총리 “도입은 금융위 주도”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개인투자자 손실을 둘러싼 정부 책임론이 6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를 달궜다. 야당은 올해 1월 청와대 회의를 도입의 출발점으로 지목하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는 도입 주체가 금융위원회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투자자 손실에 대해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개인투자자가 입은 손실이 약 54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다만 산출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배 의원은 이 부총리와 권대영 재경부 1차관을 1월 13일 김용범 당시 정책실장 주재 청와대 회의에 참석해 증권사ㆍ운용사 임원들과 도입을 검토한 핵심 인사로 지목했다. 이어 회의 보고용 재경부 사전 검토자료와 대통령실 지시사항, 1월 13∼30일 금융위ㆍ재경부 간 문서, 청와대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다. 금융위는 같은 달 30일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상품은 5월 상장됐다.
야당의 화살은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게도 향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증권사 제안서에는 레버리지 내용이 없었다며 회의에서 이를 꺼낸 사람이 김 전 실장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 부총리가 “그날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자, 강 의원은 “그 정도 기억력이면 경제 사령탑을 맡기 곤란하다”고 질타했다.
김 전 실장은 올해 1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레버리지 상품 등 새 상품을 서둘러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도입을 주도했다는 의혹 속에 물러났다. 국민의힘은 그를 재경위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민주당이 청와대 회의 관련 사안은 운영위원회 소관이라고 맞서면서 지난달 28일 채택이 무산됐다. 이날도 민주당은 같은 논리로 자료 제출 요구에 반발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 직원들이 전부 반대했는데 어떻게 도입이 이뤄졌느냐고 지적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위험 경고에도 출시를 서두른 졸속 정책 실패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부총리는 “무겁게 생각한다”며 7월 보완대책 발표 때도 이미 사과했다고 답했다.
이형일 부총리는 개별 금융상품 도입은 금융위가 주도하며, 취지는 자본시장 발전과 규제 차익 해소였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회의 참석은 인정했지만 업계 건의를 듣는 자리였을 뿐 특정 상품을 집중 논의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던 권 차관은 회의를 사전 준비한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손실 논란이 커지자 7월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는 보완대책을 내놨다. 쏠림이 이어지자 예탁금 강화 시점은 당초 8월에서 7월 31일로 앞당겨졌다. 그럼에도 5∼8월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관련 민원·분쟁은 82건에 달했다. 이 부총리는 “손실이 많이 생긴 것을 미리 해결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7월에 제도를 다시 개선했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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