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스스로 말하기 어려운 이들에 녹음금지 예외 인정하라"

이의진 2026. 10. 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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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주호민씨는 발달장애아동 등의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타인이 상황을 몰래 녹음할 수 있도록 대법원이 법 적용의 '예외'를 인정하라고 6일 촉구했다.

주씨는 이날 오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를 비롯한 10개 장애인 단체가 함께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말하거나 증거를 남기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법이 닿을 수 있는 기준을 세워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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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앞 기자회견…"녹음 허용치 않으면 무엇으로 자신 지키나"
발언하는 주호민 씨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6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열린 '제3자 녹음금지 예외적용을 통한 학대피해 장애인 권리보장 대책위원회' 주최 제3자 녹음금지 예외 촉구 2차 기자회견에서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발언하고 있다. 2026.10.6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웹툰 작가 주호민씨는 발달장애아동 등의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타인이 상황을 몰래 녹음할 수 있도록 대법원이 법 적용의 '예외'를 인정하라고 6일 촉구했다.

주씨는 이날 오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를 비롯한 10개 장애인 단체가 함께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말하거나 증거를 남기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법이 닿을 수 있는 기준을 세워달라"고 말했다.

주씨는 "내 아들은 자폐성 장애가 있다. 사건 당시 9살이었던 아들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설명할 수 없다"며 "아이 엄마가 대신 한 녹음은 1심에서 학대 사실을 밝히는 증거가 됐지만 2심에는 부모가 했다는 이유로 인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같은 말이 녹음됐는데도 누가 버튼을 눌렀느냐에 따라 그 목소리가 재판에서 지워졌다"며 "모든 교실에 녹음기를 들이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 CCTV도, 증인도 없는 곳에서 피해를 설명할 수도, 증거를 남길 수도 없는 사람에게 녹음마저 허용치 않으면 무엇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

주씨는 '녹음금지 예외 인정, 학대 피해 방어권 보장!'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참여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쳤고, 회견 이후엔 2만 4천여 명의 탄원서를 대법원에 직접 제출했다.

발언하는 주호민 씨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6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열린 '제3자 녹음금지 예외적용을 통한 학대피해 장애인 권리보장 대책위원회' 주최 제3자 녹음금지 예외 촉구 2차 기자회견에서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발언하고 있다. 2026.10.6 cityboy@yna.co.kr

그는 "우리 가족을 잘 모르시는데도 서명해주셨다. 한 아이나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말하기 어려운 많은 사람의 문제임을 알아주셨기 때문"이라며 "우리 아이는 청소년이 돼 조금씩 자기 말을 배워간다. 자기 이야기를 제 목소리로 하길 바라며 그날까지 내가 대신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씨는 2022년 아들의 가방에 넣어둔 녹음기로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는 발언을 녹취해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녹취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몰래 녹음이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검찰 상고로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조인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장애 아동에 대한 학교 내 학대는 발견부터 굉장히 어렵다. 학교는 차단된 공간이고 특수학급은 거기서 더 차단된다"며 "녹음이 없으면 당시 상황은 교육적 상황으로만 설명되고 학대 정황은 은폐·축소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3자 녹음이 증거로 인정되지 않으면 사건은 수사 단계부터 증거 불충분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고, 재판에 가더라도 재판부는 증거 능력이 없는 녹음을 들어볼 수조차 없게 된다'며 "이는 입법 미비"라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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