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즐기는 마산 3.15해양누리공원…공연과 민원 사이 해법 찾기

이서후 기자 2026. 10. 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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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한가운데 바다를 향해 야외공연무대가 놓여 있다.

민원이 계속되면서 현재 창원시는 하절기인 6~8월 평일에는 이용 신청을 제한하고 주말에만 야외공연무대를 쓰도록 하고 있다.

3.15해양누리공원 야외무대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공연시설 정보에서 '기타(비공연장)' 유형으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는 "소음을 포함해 시민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공원을 관리하고 있다"며 "소음 민원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야외 무대에서 공연하는 시민들의 입장도 이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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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과 시민 일상 함께 지켜야
단순 규제 넘어 기준 마련하고
소리 측정부터 사전 고지까지
대화와 협의로 공존 길 찾아야
지난 8월 마산 3.15해양누리공원 야외공연무대에서 공연이 열리고 있다. /김칠현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한가운데 바다를 향해 야외공연무대가 놓여 있다. 무대 앞에는 넓은 공간이 펼쳐지고 뒤편으로는 마산만과 마산해양신도시가 보인다. 주말이면 시민과 지역 예술단체가 이곳에서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한다.

이 무대는 공원을 조성한 뒤 부수적으로 들어선 시설이 아니다. 3.15해양누리공원의 출발점인 '마산항 서항지구 친수공간 조성사업' 계획에 처음부터 포함됐다.

해양수산부와 창원시는 항만 기능을 잃은 서항부두·제1부두·중앙부두 일대 약 22만㎡를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친수공간을 조성했다. 공원은 생활체육과 여가 공간, 무대 공연과 행사가 열리는 중심 공간, 축제를 위한 문화예술 공간,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역사상징 공간으로 계획됐다. 시민 휴식뿐 아니라 공연과 문화 행사도 공원이 맡은 주요 기능이었다.

그러나 공연이 열릴 때마다 음량을 둘러싼 주민 민원이 되풀이되고 있다. 공연자는 준비한 공연을 제대로 보여주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공연과 시민의 일상이 함께할 수 있는 운영 기준을 찾는 일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연 때마다 불거진 소음 민원
지난 8월 마산 3.15해양누리공원 야외공연무대에서 공연이 열리고 있다. /김칠현

지난 8월 29·30일 3.15해양누리공원 야외공연무대에서 <2026 창원 판페스타>가 열렸다. 마산 앞바다를 배경으로 여러 예술인과 공연 관계자가 참여한 행사였다. 하지만 공연 도중 음향이 크다는 민원이 제기됐고, 공연팀은 소리를 줄여야 했다.

기획자인 김칠현 창원시민극단 대표는 당시 상황을 전하며 "현재 방식처럼 공연장에 생활소음 규제기준을 적용하고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음향을 줄이는 방식만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공연자와 관객, 인근 주민 모두가 만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야외공연은 실내 공연과 조건이 다르다. 바람과 파도 소리, 주변 차량과 행인 소리가 섞이고, 넓게 열린 공간에서는 소리가 쉽게 흩어진다. 음량을 지나치게 낮추면 배우의 대사나 노래, 악기 소리가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공연자끼리도 서로 소리를 듣고 호흡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공연을 위해 주변의 불편을 감수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공원과 해안도로 건너편에는 아파트와 주거지가 있다. 공연을 찾은 관객에게는 한때 즐기는 문화 행사지만, 집에서 쉬는 주민에게는 되풀이되는 생활 소음이 될 수 있다.

민원이 계속되면서 현재 창원시는 하절기인 6~8월 평일에는 이용 신청을 제한하고 주말에만 야외공연무대를 쓰도록 하고 있다. 공연 시간도 무대 설치·철거 시간을 제외하고 리허설을 포함해 최대 3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공원 관리부서는 큰 공연이든 작은 공연이든 민원은 발생하고, 공연과 민원 사이에서 관리부서로서는 주민 불편을 먼저 살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연자에게는 하루 행사지만 주민에게는 공연 소리가 반복되는 일상이라는 것이다.

3.15해양누리공원 야외공연무대 사용 허가 조건에는 음향 사용 때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른 생활소음 규제기준을 준용하게 돼 있다. 오후 6시까지 70㏈, 오후 6시 이후 65㏈ 이하로 음향을 제한하고 공연장 사용 시간은 오후 8시까지다. 공연자는 민원이 발생하면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연락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관리자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음향장비 사용을 중단하거나 철수하도록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기준이 있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려면 측정 지점과 방법이 분명해야 한다. 같은 공연 소리도 무대 앞과 공원 경계, 해안도로, 아파트 외벽에서 측정한 값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 방향과 주변 교통 소음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김 대표가 직접 도로 건너 아파트 근처에서 측정한 결과 평상시에도 음향이 70㏈을 넘기기도 했다고 밝혔다.

측정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공연자는 어느 정도까지 소리를 줄여야 하는지 알기 어렵고, 주민도 실제로 기준을 지켰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현장에서 음량을 낮추는 방식에 기대게 된다.

공연 장소에 맞는 기준부터 세워야
지난 8월 마산 3.15해양누리공원 야외공연무대에 음향 장비가 설치돼 있다. /김칠현

공연자들이 불편을 겪으면서도 3.15해양누리공원 야외무대를 계속 찾는 것은 지역에서 소규모 공연을 해볼 만한 곳이 넉넉하지 않다는 현실과도 관련이 있다.

창원에는 진해야외공연장과 진해루 야외공연장, 용지문화공원, 마금산온천 족욕체험장 야외무대 등이 있다. 오동동문화광장과 성산아트홀 야외공간, 창원아트그라운드에서도 공연이 열린다.

그러나 전문 공연시설은 정식 대관과 심의를 거쳐야 하고, 광장과 거리 가운데 상당수는 축제나 관 주도 행사 때 임시로 쓰인다. 일반 시민이나 소규모 공연팀이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신청하고 음향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 야외무대는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3.15해양누리공원 야외무대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공연시설 정보에서 '기타(비공연장)' 유형으로 분류된다. 공연법에 따라 등록된 전문 공연장이라기보다 공원에 딸린 야외무대를 대관하는 형태에 가깝다.

비공연장에서도 공연을 열 수 있다. 다만 일정 규모 이상의 관객이 모이는 공연이면 공연법에 따른 재해대처계획 신고 대상이 될 수 있고, 전기·화재·무대시설·관객 동선 등에 관한 안전관리 의무가 따른다. 소음은 공연장 등록 여부와 별개로 소음·진동관리법과 공원 사용 허가 조건 등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공연 음향을 차단하는 높은 차음벽을 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간단한 해법은 아니다. 창원시는 "바다를 향한 개방감을 살린 공원 조성 취지와 맞지 않을 수 있고 경관을 가린다는 또 다른 민원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음향을 기준 이내로 줄이더라도 민원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당장 현실적으로 공연 날짜와 시간을 주민에게 미리 알리는 것도 갈등을 줄이는 방안 중 하나다.

통영국제음악제 야외 부대행사인 통영프린지에서도 소음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공연 기획자가 공연 전에 주변 주민을 찾아가 행사 내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다. 그래도 민원이 이어지면 기획자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관리부서에 연락처를 남기기도 한다.

3.15해양누리공원도 월별 공연 일정을 미리 공개하고, 공원 주변과 인근 공동주택에 날짜·시간·종료 시각·주최 측 연락처를 알릴 수 있다. 공연 장소 주변에 펼침막을 걸어 날짜와 시간을 미리 알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민 입장에서는 예고 없이 공연 소리를 듣는 것과 날짜와 종료 시를 미리 아는 데 차이가 있다는 게 통영프린지 기획자의 조언이다.

공연과 일상이 함께하는 공원으로
지난달 22일 3.15해양누리공원에서 열린 KBS <전국노래자랑> 창원시 편 녹화 현장을 찾은 강기윤 창원시장. /창원시

3.15해양누리공원은 시민이 바다를 가까이에서 누리도록 만든 공원이다. 공연과 축제, 생활체육, 민주화 역사를 담도록 계획한 복합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니 공연을 줄일 것인지, 주민이 참아야 하는지를 놓고 선택할 일은 아니다.

해양누리공원 주변을 지역구로 둔 전홍표 창원시의원도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존재할 수 없듯이, 일정한 음량과 흥이 전혀 없는 공연도 존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가 보기에 야외공연은 일정 수준의 음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근 주민에게 반복되는 공연 소리는 분명 생활의 불편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의 입장만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가 우선 생각하는 방법은 시설 보완이다.

"3.15해양누리공원의 가장 큰 장점은 탁 트인 마산만의 개방감이다. 수목과 식재대를 활용한 방음림 조성, 무대와 주거지역 사이의 녹지 보강 등 공원의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소음을 완화할 방법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는 무엇보다 '흥은 살리고 소음은 줄이는' 음향시설에 주목했다. 스피커의 방향과 배치, 출력, 음향의 도달 범위를 정밀하게 설계하면 관객에게 필요한 음량은 확보하면서 주거지역으로 퍼지는 소리는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공연팀이 매번 각자의 장비를 가져와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도록 할 것이 아니라, 창원시가 공원 공간 특성에 맞는 야외 공연 음향 시스템과 운영 매뉴얼을 갖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면서도 시민들이 문화와 공연을 누릴 수 있도록, 방음림과 녹지 보강 그리고 공원에 최적화된 지향성 음향시설 도입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서로 불편을 조금씩 줄이고 서로의 즐거움을 조금씩 키우는 것, 그것이 시민공간을 운영하는 행정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는 "소음을 포함해 시민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공원을 관리하고 있다"며 "소음 민원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야외 무대에서 공연하는 시민들의 입장도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제 이 원칙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준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공원에는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도 들어서 있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듣고 대화와 합의로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은 민주주의를 기리는 공간의 뜻과도 맞닿아 있다.

/이서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