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법원 따라 개인회생도 달라진다…서울 5개월·의정부 1년
5천만원 채무 변제액도 최대 357만원 차이
대리인 91% "법원별 처리기간·변제율 차이"

빚을 정리하고 재기를 준비하는 개인회생 절차가 어느 법원에서 진행되느냐에 따라 처리기간과 인가 비율, 평균 변제율 등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유리한 조건을 찾아 거주지나 직장을 옮기는 사례까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진보당 손솔 의원이 최근 대법원 제출자료와 개인회생 신청 대리인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 5.2개월 vs 의정부 12.1개월…처리기간 두 배 이상
2025년 통계를 보면 서울회생법원의 개인회생 신청부터 개시결정까지 평균 기간은 5.2개월이었다. 부산회생법원은 8.1개월, 의정부지방법원은 12.1개월로 서울보다 각각 2.9개월, 6.9개월 길었다.
접수 대비 인가 비율도 서울 74.3%, 부산 55.9%, 의정부 41.0%로 차이가 컸다. 서울과 의정부의 격차는 33.3%p에 달했다.
다만 이 비율은 해당 연도 접수 건수와 그해 인가 건수를 단순 비교한 수치로, 특정 연도에 신청한 사건의 최종 인가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광주 회생법원은 2026년 3월 3일 개원한 관계로 이번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같은 조건 가정해도 변제액 차이
법원별 평균 변제율을 동일한 채무액에 적용한 가상 사례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5천만원의 채무를 가진 20대 남성을 가정할 경우 서울의 20대 남성 평균 변제율 45.53%를 적용하면 약 2천276만원을 변제하게 된다. 부산은 52.65%로 약 2천632만원, 의정부는 52.67%로 약 2천633만원이다.
단순 계산상 서울과 의정부의 변제액 차이는 약 357만원이다.
30대 여성의 경우 서울 39.14%, 부산 41.30%, 의정부 41.92%였으며 5천만원을 적용하면 변제액은 각각 약 1천957만원, 2천65만원, 2천96만원으로 계산된다.
40대 남성은 서울 36.70%, 부산 42.17%, 의정부 47.33%로 격차가 더 컸다. 5천만원을 단순 적용하면 서울 약 1천835만원, 부산 2천108만원, 의정부 2천366만원으로 서울과 의정부의 차이는 약 531만원이다.
50대 남성도 서울 37.49%, 부산 44.43%, 의정부 47.93%로 나타나 5천만원 기준 변제액이 각각 약 1천875만원, 2천222만원, 2천396만원으로 계산됐다.
다만 법원별 신청자의 소득과 재산, 채무 구성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통계만으로 동일인이 법원을 옮길 경우 실제 변제액이 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리인 91% "처리기간·변제율 법원마다 차이"
현장에서도 법원별 실무 차이를 체감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손솔 의원실이 개인회생 사건 취급 경험이 있는 대리인 3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 15명, 법무법인·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11명, 법무사 6명이 참여했다.
복수 법원에서 사건을 수행한 23명 가운데 21명(91.3%)은 법원에 따라 처리기간에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같은 비율인 21명(91.3%)은 변제율에도 차이가 있다고 응답했다.
주식·코인·투자 손실금의 청산가치 산입 기준에 차이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87.0%, 변제기간 연장 권고는 91.3%, 제출서류는 87.0%였다.
구체적인 실무 차이로는 '보정권고의 내용과 범위'가 25명(78.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출 요구 서류' 23명(71.9%), '개시결정까지 소요기간' 21명(65.6%) 순이었다.
'대출금 사용처 등에 대한 심사 수준' 차이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20명(62.5%)에 달했고,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실관계에 요구되는 변제액이 달랐다는 응답은 19명(59.4%)이었다.
▶"유리한 조건 찾아 주소·직장 옮기기도"
현장에서는 법원별 차이가 채무자의 생활 기반 이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대리인은 "관할법원에 따라 진행속도와 심사 기준이 다르다 보니 채무자 입장에서는 유리한 법원 선택을 위해 거주지나 직장소재지까지 이동하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좋은 조건을 받기 위해 주소지를 변경하거나 거주지·직장을 옮기는 사례가 있다며 회생위원 증원을 통한 처리 지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도 개선 요구에서는 '주식·코인·투자 손실금의 청산가치 반영 기준 통일'이 5점 만점에 평균 4.75점으로 가장 높았다. '불필요한 제출서류 제외'와 '제출양식 통일'도 각각 4.69점으로 나타났다.
손솔 의원은 "빚을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려는 국민이 유리한 회생 조건을 찾아 집과 직장까지 옮겨야 한다면 그 비용과 불안까지 채무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며 "비슷한 사안에 법원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재산과 투자 손실금의 반영 기준, 추가 서류 요구 등에서 발생하는 편차를 점검하고 일관된 실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처리 인력도 확충해 사는 곳에 관계없이 제때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