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대상 힐리어드가 MVP 후보로…kt 이강철 '믿음의 야구'

김경윤 2026. 10. 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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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 wiz의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는 2026 KBO리그 개막 초반 가장 먼저 퇴출 대상으로 거론된 외국인 타자였다.

196㎝의 큰 키 탓에 KBO리그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의 스트라이크 존이 다른 선수들보다 넓게 형성됐고, 힐리어드는 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이 감독은 힐리어드의 부진이 기량 부족이 아니라 낯선 리그와 ABS 적응, 심리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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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의 관리야구, 정규리그 우승으로…봄에 아꼈다가 여름에 폭발
40호 홈런 친 힐리어드 (전남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3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t 힐리어드가 7회초에 동점 투런홈런을 때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6.9.30 iso64@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의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는 2026 KBO리그 개막 초반 가장 먼저 퇴출 대상으로 거론된 외국인 타자였다.

196㎝의 큰 키 탓에 KBO리그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의 스트라이크 존이 다른 선수들보다 넓게 형성됐고, 힐리어드는 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특히 몸쪽 높은 공에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그는 4월까지 타율 0.232에 그쳤다. 당시 규정 타석을 채운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성적이 나빴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힐리어드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퇴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그를 짓눌렀다.

이때 이강철 kt 감독이 움직였다.

힐리어드를 따로 불러 면담한 이 감독은 "퇴출 걱정은 하지 말라"며 선수를 안심시켰다.

이 감독은 힐리어드의 부진이 기량 부족이 아니라 낯선 리그와 ABS 적응, 심리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일부 팬들은 연일 힐리어드의 퇴출을 요구했지만, 구단도 흔들리지 않았다.

걱정을 덜어낸 힐리어드는 조금씩 제 실력을 발휘했다. ABS에 적응한 뒤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났다.

힐리어드는 4일까지 타율 0.303(14위), 41홈런(공동 1위), 127타점(1위)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노릴만한 위치에 올라섰다.

힐리어드의 반등은 이강철 감독이 추구하는 '믿음과 인내의 야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600승에 성큼 다가선 이강철 감독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이강철 kt 감독이 경기 전 김태형 롯데 감독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 감독은 1승을 추가하면 KBO리그 역대 13번째로 감독 통산 600승을 달성하며, 현역 감독 중에서는 김경문 한화 감독, 김태형 롯데 감독, 염경엽 LG 감독에 이어 네 번째로 60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2026.9.10 sbkang@yna.co.kr

이 감독의 철학은 투수 관리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kt는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유독 여름에 막강한 모습을 보였다.

7시즌 동안 7∼8월 승률이 5할 밑으로 내려간 건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빠졌던 지난 시즌밖에 없다.

올해는 여름에 더 강했다. 7~8월에 23승 11패 2무 승률 0.676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을 대비해 시즌 초반부터 과감하게 선수들을 관리한 결과였다.

이강철 감독은 특별한 부상 징후나 구위 저하가 보이지 않더라도 장기 레이스를 고려해 주축 투수들의 어깨를 아꼈다.

그렇게 비축한 힘을 바탕으로 여름에 승부를 걸었고, kt는 순위표 최상단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강철 감독은 올해 2월 스프링캠프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해 조기 귀국한 배제성을 5월 중순까지 쓰지 않았다.

5월엔 좌완 선발 오원석이 지친 기색을 보이자 곧바로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휴식을 줬고, 지난 7월 2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엔 18일 동안 쉬게 했다.

승리 자축하는 kt (전남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3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t 선수들이 3-2 역전승을 거두고 승리 세리머니하고 있다. 2026.9.30 iso64@yna.co.kr

충분한 휴식은 성적으로 돌아왔다.

배제성은 올 시즌 20경기에서 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2.76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오원석도 9월 이후 최근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4의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이강철 감독의 관리 철학을 인지하는 투수들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의 몸 상태를 코치진에 솔직하게 알린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를 숨기지 않는 것이 kt의 내부 문화다.

선발 소형준도 지난 5월 어깨 통증을 느끼자 이를 곧바로 알렸고, 한 달 넘게 휴식을 취한 뒤 건강하게 돌아와 맹활약 중이다.

선수를 믿고 기다리는 인내, 당장의 성적보다 긴 시즌을 바라보는 철저한 관리가 kt를 만들었고, 그 믿음은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성적으로 돌아왔다.

올해가 kt와 계약 마지막 해인 이강철 감독의 장기 재계약 가능성이 커진 이유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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