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에 교통카드 찍으니 “환승입니다”… 휴일 관광객으로 북적

박승현 기자 parksenal@donga.com 2026. 10. 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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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 오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선착장.

"타는 사람이 있을까" 한강버스 타보니9월 25일 금요일 오후 5시 40분 서울 강서구 마곡선착장.

한강버스 첫 배는 마곡선착장(여의도행) 오전 11시 20분, 잠실선착장(여의도행) 오전 11시에 뜬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월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강버스 운항 1주년 기념행사 '한강버스 미래비전 포럼'에서 "선박과 운항 횟수를 늘려 배차 간격을 15분 수준으로 줄이고 급행·횡단 노선 등 다양한 노선 체계를 갖추겠다"며 "선착장 확대를 통해 접근성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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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1년 누적 이용객 60만 명… 기존 대중교통과 연계성 확충이 과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선착장으로 향하는 한강버스. 뉴스1
9월 27일 오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선착장. 일요일을 맞아 나들이 나온 많은 시민과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여의도에서 잠실로 가는 마지막 배인 오후 8시 5분 한강버스는 이미 만석이었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가 순서대로 입장하는 방식이라 번호표가 없는 사람은 탈 수 없었다. 이날은 운항 경로에서 불꽃놀이가 열렸다. 한 중국인 탑승객은 "불꽃놀이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선착장에는 한강라면 조리기와 편의점이 있는데, 배를 기다리는 승객과 한강공원 나들이객이 뒤섞여 크게 붐볐다. 두 아이를 데리고 나온 30대 후반 부부는 잠실행 배가 끊기자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현장 인파 관리 직원은 "주말엔 정말 인산인해라 자리를 비우고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가 1년을 맞았다. 운항 초기에는 바닥 걸림 사고와 운항 차질이 빚어지고 이용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성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누적 이용객이 6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전반적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자가 실제 한강버스를 타보면서 취재한 결과 주말 나들이객을 중심으로 이용객이 크게 늘어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평일 출퇴근시간대에는 이용객이 적어 대중교통으로서의 역할을 지속해서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타는 사람이 있을까" 한강버스 타보니…

9월 25일 금요일 오후 5시 40분 서울 강서구 마곡선착장. 퇴근길 직장인과 관광객이 한강버스에 오르고 있었다. 별도 승선권 없이 교통카드를 찍는 것으로 탑승 절차는 간단히 끝났다. 버스를 타고 선착장에 도착한 기자가 교통카드를 찍을 때는 "환승입니다"라는 소리도 났다. 출항 무렵 한강버스는 절반가량 좌석이 찼다. 40분쯤 지나 여의도선착장에 닿자 승객이 모두 내렸다. 이들 중 대부분은 걸어서 5분 거리인 여의나루역으로 향했다. 잠실 방면으로 가려는 승객은 여의도선착장에서 잠실행 '2호선' 한강버스로 갈아탔다.

여의도에서 내린 직장인 장모 씨(30)는 "직장이 근처라 한번 타봤다"며 "속도야 당연히 지하철이 더 빠르겠지만 생각보다 쾌적하다"고 말했다. 장 씨는 "퇴근시간에 인파 속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가끔씩 탈 만하다"며 "‘그걸 누가 타' 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도 그랬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평일 퇴근 수요가 생각보다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 탑승 인원을 관리하는 30대 직원은 "안 타본 분은 잘 모르겠지만 마곡나루와 망원에서 퇴근시간에 꽤 많이 탄다"고 밝혔다. 퇴근시간대 외에는 관광객이 주 이용객이다. 여의도선착장의 현장 직원은 "평일에는 퇴근시간대를 빼면 대부분 관광객이 이용한다"며 "국내 관광객은 산악회나 지방에서 올라온 어르신이 많고, 외국인 관광객은 여행사 직원이 여러 명을 데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버스 누적 이용객은 9월 14일 기준 60만3293명이다. 1월 7605명, 2월 1만6123명에 그쳤던 월별 탑승객은 안전운항 체계를 재정비하고 전 구간 운항을 재개한 3월 1일 이후 급증했다. 3월 6만2491명에서 5월 9만1126명까지 늘었으며, 8월에도 8만9246명이 이용하는 등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9월 27일 오후 8시 한강버스 여의도선착장 내부가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다. 박승현 기자

"출근때도 탈 수 있게 해달라"는 목소리도

탑승객 평가도 긍정적이다. 서울시가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한강버스 이용객 35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중 97.3%(3472명)가 "이용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재이용 의사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이용객도 각각 93.2%(3325명), 95.4%(3406명)로 나타났다. 

이용객들은 저렴한 요금과 간편한 탑승을 장점으로 꼽았다. 한강버스는 평일과 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하루 40회 운항하고, 요금은 3000원이다. 교통카드 이용이 가능해 환승 할인 혜택도 그대로 유지된다. 주말에 한강버스를 이용한 김모 씨(52)는 "타보니 갑판에 나가 바람을 쐴 수 있는 데다, 3000원에 환승이 가능하고 교통카드만 찍으면 돼 승선권을 따로 살 필요도 없다"며 "유람선에서 식사할 게 아니고 바람이나 쐴 생각이라면 한강버스를 타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불편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아침 출근시간대에 배편이 없다는 얘기가 많았다. 한강버스 첫 배는 마곡선착장(여의도행) 오전 11시 20분, 잠실선착장(여의도행) 오전 11시에 뜬다. 서울 합정동 직장에 다니는 이모 씨(28)는 "출근시간이 빡빡한 직장이 아니라서 지하철에 꾸역꾸역 몸을 싣지 않고 여유롭게 한강버스로 출근하고 싶다"며 "집도 여의도한강공원과 가까운데 오전 출근시간대엔 배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버스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아 배차 간격이 길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정식 운항을 시작할 때부터 9시 이전 출근 시간대는 시간표를 편성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월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강버스 운항 1주년 기념행사 '한강버스 미래비전 포럼'에서 "선박과 운항 횟수를 늘려 배차 간격을 15분 수준으로 줄이고 급행·횡단 노선 등 다양한 노선 체계를 갖추겠다"며 "선착장 확대를 통해 접근성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른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이 한강버스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출퇴근 수요를 충족하려면 통행시간 단축이 가장 중요한데 여전히 접근성이 제한적"이라며 "선착장 주변이 업무지구가 아닌 이상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가 필요한데 이 부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롤모델로 삼은 파리, 런던과는 도시 체계에 근본적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서울의 특수성을 녹이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승현 기자 parksen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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