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집에 홀몸 노인들… “앞집도 옆집도 다 비어 소리쳐도 들을 이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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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찾은 경기 동두천시의 지하철 1호선 보산역 앞 상권은 '임대', '세 놓습니다' 등의 안내문을 써 붙인 텅 빈 가게가 즐비했다. 낡은 단독주택들이 몰려 있는 보산동 주택가 역시 노인용 유모차를 끌고 가는 고령층만 눈에 띄었다.
도시 지역 중에서도 서울, 대구, 부산 등의 구도심에서 인구 대비 고독사 발생이 두드러졌다.
관악구는 지난해 1인 가구 비율이 59.2%로 서울 평균(40.5%)보다 훨씬 높고, 신림동 일대에 다세대·다가구 주택과 고시원이 밀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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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구-부산 등 구도심 고독사
10만명당 7.8명… 농어촌보다 많아, 지역경제 쇠락-인구소멸 등 영향
“택배-마트 등 도심 민간자원 활용… 사회적 고립 찾아 고독사 막아야”

이곳에서 만난 김용준(가명·71) 씨는 “미군 기지가 대부분 옮겨가면서 청년들은 다 떠나고 나이 든 노인만 남았다”며 “아픈데 돌봐줄 사람은 없고, 혼자 세상을 떠날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동두천에서는 2024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24.2명의 고독사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국 도시 지역에서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미군 기지에 의존했던 지역경제가 쇠락하고 홀로 사는 노인들이 크게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10년 전만 해도 27.3%였던 동두천시의 1인 가구 비중은 지난해 39.8%로 뛰었다.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지내던 사람이 자살, 병사 등으로 숨지는 것을 뜻한다.
지역경제가 무너지고 주거지가 노후화된 전국 곳곳의 구도심이 ‘고독사 위험 지대’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사회에 넓게 퍼진 민간 자원을 활용해 낡은 도시의 빈틈인 고독사를 막아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도시 지역 중에서도 서울, 대구, 부산 등의 구도심에서 인구 대비 고독사 발생이 두드러졌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독사는 가장 잔인한 불평등”이라며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이 주거 비용이 낮은 구도심으로 몰리고, 가족 간 관계도 취약한 상황에서 고독사 위험에 노출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산은 중구(32.0명)에 이어 서구(22.3명), 동구(16.3명), 부산진구(15.6명) 등 4개 자치구가 인구 대비 고독사 사망자가 많은 지자체 10위권에 포함됐다. 이성환 부산 건강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은 “1990년대 이후 부산은 해운대 등 동부권 중심으로 개발됐다”며 “이들 원도심은 투자가 되지 않고 인구 감소와 주거지 노후화로 빈집도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2일 부산 동구 초량동의 오래된 주택가에서 만난 엄복숙 씨(77)는 “평소 왕래가 없던 옆집 노인이 죽었는데 부패된 냄새가 나서야 알았다”고 했다. 부산 중구 동광동에서 혼자 사는 채일영(가명·76) 씨는“이 집, 저 집 다 비어 밤에 소리쳐도 아무도 못 들을 것 같다”며 “쓰러졌을 때 전화기가 손에 닿지 않으면 누가 나를 구해줄까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에서도 관악구(15.3명)와 종로구(15.2명) 등 구도심에서 인구 10만명당 고독사 사망자가 많았다. 관악구는 지난해 1인 가구 비율이 59.2%로 서울 평균(40.5%)보다 훨씬 높고, 신림동 일대에 다세대·다가구 주택과 고시원이 밀집했다. 종로구는 돈의동, 창신동 일대에 쪽방촌이 몰려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 대응’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현행 ‘고독사 예방법’을 ‘사회적 고립 예방법’으로 전면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창규 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사망 이전에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해 고독사를 예방하자는 취지”라며 “사회적 고립을 전담하는 지원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도심의 민간 자원을 적극 활용해 고독사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신도심의 아파트 단지는 주민자치회 등이 있지만 구도심은 단절적인 편”이라며 “1인 위기 가구 발굴에 택배나 마트, 편의점 등 민간 자원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구도심은 슬럼화되고 지자체가 영세한 경우가 많아 재정 여력이 충분치 않다”며 “구도심 지역에 지방교부세 등을 더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동두천=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부산=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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