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영화 ‘네 얼굴로는 울 수 없어’…바뀐 몸만큼 극적인 후반 반전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다섯 살 여름, ‘리쿠’(타카하시 카이토)와 ‘마나미’(요시네 쿄코)는 우연한 사고로 몸이 뒤바뀐다. 하루면 끝날 줄 알았던 시간은 어느새 15년이 되고, 첫사랑과 꿈, 취업과 연애까지 가장 소중한 순간들을 서로의 삶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15년 후, 다시 찾아온 여름은 두 사람의 운명을 다시 흔들기 시작한다.

감독은 ‘보디체인지’라는 소재를 주인공들이 겪는 유쾌한 소동극이나 다시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한 과정에 집중하는 단순한 코미디극으로 소비하지 않고, 두 인물이 겪어내는 보이지 않는 통증과 15년이라는 시간의 무게에 집중해 현실적이고 밀도 높은 휴먼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입증해 온 요시네 쿄코가 동급생 마나미의 몸으로 15년을 살아가는 ‘리쿠’ 역을 맡아 매 순간 겉도는 듯한 정체성의 혼란과 진짜 자신의 삶을 빼앗겼다는 상실감을 특유의 단단한 눈빛과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낸다.

영화는 끝으로 갈수록 ‘어떻게 원래대로 돌아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살아가느냐’에 집중한다. 배우들의 단단한 눈빛과 절제된 감정 연기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감독은 인간의 정체성과 고립, 그리고 타인과의 깊은 연대라는 본질적인 테마를 밀도 있게 직조해낸다. 영화는 나답게 만드는 것은 얼굴일까, 기억일까, 혹은 내가 직접 살아온 시간일까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글 최재민 이미지 홀리가든]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50호(26.10.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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