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집 만들고 싶었다…이만한 집 또 나올까”

하은정 대중문화 저널리스트·우먼센스 편집장 2026. 10. 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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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는 늘 예상을 빗나간다. 우리는 이미 그가 어떻게 먹고, 자고, 여행하고, 사람을 대하는지 꽤 많이 봤다.

그래서 기안84를 중심에 둔 프로그램은 그에게 무언가를 시키기보다 판을 만들어주고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는 쪽에 가깝다.

"사실 시즌2를 만들 때 손님을 많이 받지 못하더라도 집을 하늘에 띄우고 싶었다. 넷플릭스 자본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바람이 북쪽으로 불면 난리가 날 수 있으니 포기했다. 다음에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처럼 진짜 집에 바퀴를 달고 싶었는데 그것도 도로교통법에 걸린다고 하더라. 그렇게 타협해서 나온 게 2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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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다음은 대관령…더 기상천외해진 《대환장 기안장》의 기안84

(시사저널=하은정 대중문화 저널리스트·우먼센스 편집장)

기안84는 늘 예상을 빗나간다. 우리는 이미 그가 어떻게 먹고, 자고, 여행하고, 사람을 대하는지 꽤 많이 봤다. 그런데 낯선 곳에 가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어김없이 처음 보는 장면이 나온다.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 어떤 선택을 할지 쉽게 짐작할 수 없다. 그래서 기안84는 방송가에서 여전히 섭외 1순위다. 일단 맡겨놓으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게다가 그는 웃기려고, 마음을 사려고 애쓰지 않는다. 예능에는 오랫동안 축적된 문법이 있지만 그는 종종 그 문법에서 비켜나 있다. 생각하고 반응하는 방식이 남다르고,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하지도 않는다. 때로는 민망하고 초라한 모습까지 그대로 보여준다. 잘 보이려 애쓰지 않아 친근하고, 남의 시선이나 정해진 방식에 크게 얽매이지 않아 묘한 대리만족도 준다. 누군가 흉내 낼 수는 있어도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다.

ⓒ넷플릭스

무엇보다 그는 늘 자기 방식으로 직접 해본다. 여행을 가면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 마라톤을 시작하면 끝까지 달리고, 민박집을 만들겠다고 하면 머릿속의 황당한 그림을 실제 공간으로 옮긴다. 처음에는 무모하거나 우스워 보였던 일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과정과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기안84를 중심에 둔 프로그램은 그에게 무언가를 시키기보다 판을 만들어주고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는 쪽에 가깝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가 그를 낯선 세계에 풀어놓았다면, 《대환장 기안장》은 아예 그의 머릿속 세계를 현실로 가져왔다.

시청자뿐 아니라 그와 함께하는 출연진도 기안84를 궁금해한다. 《대환장 기안장》은 기안84의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완성된 민박집에서 직원들과 함께 숙박객을 맞는 과정을 담은 넷플릭스 예능이다. 시즌1에서는 울릉도 바다 위에 민박집을 짓고 방탄소년단 진과 지예은이 직원으로 합류했다.

시즌2에는 김연경, 이준호, 르세라핌 카즈하가 직원으로 합류했다. 김연경은 시즌1을 재미있게 봤고 기안84가 이번에는 어떤 기발한 상상력으로 집을 만들지 궁금했다고 했다. 이준호 역시 기안84의 상상력과 순수함에 매력을 느껴 그의 세계관에 동참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카즈하는 시즌1에서 일상에서 쉽게 느끼기 힘든 낭만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이를 직접 경험하고 싶어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시즌1의 진부터 시즌2의 새로운 직원들까지, 기안84와 그가 만든 세계를 직접 경험하고 싶다는 호기심이 출연의 한 이유가 된 셈이다.

두 번째 기안장의 무대는 한겨울 대관령이다. 1호점보다 더 특이한 집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 하늘을 나는 집까지 상상했던 설계 과정, 막상 사장이 되고서는 "울고 싶었다"는 순간, 그리고 처음에는 어려울 것 같았던 김연경에게 가장 의지하게 된 이야기까지. 《대환장 기안장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기안84가 직접 털어놓은 이야기를 정리했다.

《대환장 기안장》 스틸컷 ⓒ넷플릭스

시즌2로 돌아왔다. 2호점은 어떻게 구상했나.

"시즌1 이후 기대치가 많이 올라가 있어서 2호점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고민이 컸다. 제작진과 1년 정도 연락하며 아이디어를 10개 정도 냈다.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으니 제작진이 계속 옆에 있었고, 마감에 쫓기듯 아이디어를 냈다. 결과적으로 1호점보다 확실히 특이한 집이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 촬영이 끝난 뒤에도 일반 손님들이 즐길 수 있도록 계속 운영하면 어떨까 생각할 정도로 집 자체는 마음에 들었다."

상상했던 공간이 실제로 만들어진 걸 보니 어땠나.

"상상할 때까지는 즐거웠는데 실제로 이렇게까지 구현된 걸 보니 당황스럽기도 했다. 머릿속으로는 '동화 같은 세상에 들어가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서 지내보니 동화는 아니더라. 불편한 것도 많고 힘든 것도 많았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직원들이 버티면서 끝까지 묵묵히 일해준 게 감사했다."

실제 민박 운영은 어느 정도로 힘들었나.

"울고 싶었다. 초반에는 즐기기보다 걱정이 훨씬 컸다. 3~4일 정도 됐을 때 한 숙박객이 '표정이 왜 이렇게 어둡냐'고 물을 정도였다. 숙박객이 떨어지면 어떡하나, 우리가 해준 음식을 먹고 탈이 나면 어떡하나,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 방송으로 나갔을 때 재미가 있을까 하는 부담도 컸다. 4일 정도 지나고 나서부터 조금씩 마음이 풀렸다."

시즌1 울릉도 기안장과 비교하면 어떤가.

"내가 손님이라면 2호점을 선택하겠다. 대관령은 서비스가 훨씬 풍족하고 개인 룸과 사우나 등 여러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호텔로 치면 2성급 정도는 올라간 느낌이다."

이번에 바뀐 직원들과 처음 호흡을 맞춰본 느낌은.

"새로운 직원들이라 처음에는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싶었다. 열흘 가까이 함께 먹고 자다 보니 부딪치기도 했다. 힘든 상황을 함께 겪으면서 오히려 서로 가까워진 것 같다. 4일 정도 지나니까 합이 나왔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그런 마음이었다."

특히 김연경과의 호흡은 어땠나.

"김연경씨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카리스마가 워낙 강해서 내가 움츠러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소녀 같은 면도 있더라. 무엇보다 단체생활을 정말 잘한다. 이렇게 단체생활을 잘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을 정도다. 우리를 잘 이끌어줘서 연경님 품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한 시즌이었다. 촬영하면서 가장 많이 의지했다."

이날 김연경은 기안84의 칭찬에 "거짓말을 하려다 보니 말이 잘 안 나오는 것 같다. 속에 있는 말은 아니고 지어낸 것 같다"고 농담으로 받아쳤다. 함께 생활하며 기안84의 위생 습관에도 적잖이 놀랐다고 했다. 땀에 흠뻑 젖은 상태로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사우나를 한 뒤에도 다시 같은 이불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저의 기준을 많이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김연경은 촬영 기간 동안 기안84가 씻었는지, 양치는 했는지, 속옷은 갈아입었는지까지 확인하는 '청결 담당' 역할을 했다.

또 어떤 집을 만들고 싶나.

"사실 시즌2를 만들 때 손님을 많이 받지 못하더라도 집을 하늘에 띄우고 싶었다. 넷플릭스 자본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바람이 북쪽으로 불면 난리가 날 수 있으니 포기했다. 다음에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처럼 진짜 집에 바퀴를 달고 싶었는데 그것도 도로교통법에 걸린다고 하더라. 그렇게 타협해서 나온 게 2호점이다."

시즌3도 가능할까.

"시즌3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이상의 집이 나올 수 있을까 싶다. 예능 시장도 치열하고 우리만의 강점도 있어야 한다. 이번 시즌을 뛰어넘는 집이 있다면 하겠지만, 그런 집이 나올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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