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00% 관세폭탄" 경고.. 韓기업 투자 압박 더 커지나
1년 반 유예 뒤 관세 300%까지 단계적 인상 예고
한국 기업 투자 확대와 대미 공급망 재편에도 긴장감
관세 압박에 가격 상승·투자 왜곡 등 부작용 우려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공장 건설 여부를 기준으로 최대 3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 재편과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3일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찾은 오하이오주에서 외국 기업에 미국 내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약 1년 반의 시간을 주겠다고 밝혔다. 기한 안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세율을 150%, 200%, 250%, 최대 300%까지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미국에 생산시설을 세우지 않는 기업에는 사실상 미국 시장 접근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를 활용해 외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끌어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유도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논리다. 미 무역대표부 역시 관세가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유도하는 역할을 했으며 자동차와 제조업 분야에서 투자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발언이 나온 오하이오는 제조업 기반이 강한 지역이면서 올해 중간선거에서 상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에서 미국 내 투자 성과를 강조했지만, 최근 오하이오에서는 대규모 공장 감원이 발생하는 등 제조업 현장의 체감경기는 엇갈리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스프링필드의 한 트럭 공장에서는 약 14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번 발언은 한국 기업에도 가볍게 볼 수 없는 신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사업 참여와 관련해 한국이 투자하지 않으면 더 많은 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인 만큼 양국 간 투자 협의를 둘러싼 긴장도 커질 수 있다.
문제는 관세가 투자 유치 수단을 넘어 기업의 경영 판단을 직접 압박하는 수단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기업은 생산시설을 현지에 마련하는 데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야 하고, 이를 소비자 가격이나 공급망 비용에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
알래스카 LNG처럼 경제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사업까지 투자 압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당 사업은 미국 걸프만 LNG 프로젝트보다 비용 부담이 크게 높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내 생산 확대와 비용 부담 사이에서 새로운 선택을 요구받게 됐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자국 제조업과 일자리 확대를 겨냥하고 있지만, 고율 관세가 글로벌 공급망의 비효율과 가격 상승을 키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미국 시장을 둘러싼 투자 경쟁이 기업의 자율적인 사업성 판단보다 정치·통상 압박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