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지분 2.3% 매각… 시간외대량매매·PRS로 9440억 조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 자금 마련을 위해 지주회사 SK㈜ 지분 일부를 판다. 처분 규모는 약 9440억원으로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지급하라고 판결한 재산분할액과 금액이 유사하다.
SK㈜는 2일 최대주주인 최 회장이 보유 보통주 165만3924주를 처분하는 내용의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등 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했다.
거래 목적은 '보유 주식 매각을 통한 개인 소요 자금 조달'이다. 거래 기간은 결제일 기준으로 11월 2일부터 12월 1일까지이며 두 건 모두 11월 2일 결제할 예정이다.

매각은 장 마감 뒤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장에서 직접 물량을 팔 때 생길 수 있는 주가 충격을 줄이려는 구조다. 두 번째 거래는 주가 변동 등으로 시간외대량매매가 불가능할 경우 장외거래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 따르면 첫 번째 물량은 전략적 투자자(SI)가, PRS가 걸린 물량은 증권사가 인수한다.
PRS는 정산 시점에 거래 상대방이 실제 매각한 금액과 기준가격(주당 58만7000원)의 차액을 서로 정산하는 파생계약이다.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오르면 최 회장이 차익을 받고 내리면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여서 지분을 넘긴 뒤에도 3년간 SK㈜ 주가 흐름에 대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처분이 마무리되면 최 회장의 SK㈜ 보유 주식은 1297만5472주에서 1132만1548주로 줄고 지분율은 17.8%에서 15.5%로 2.3%포인트 낮아진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도 25.2%에서 22.9%로 떨어진다. 의결권 기준으로는 최 회장 개인 20.8%, 특수관계인 합산 30.5% 수준이다. 매각 이후에도 최 회장의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된다.
한편 최 회장은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현재 9440억원 가운데 2440억원에 대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으나, 재산분할액 전체에 해당하는 자금을 미리 마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확정 판결 이후에는 연 5%의 지연이자가 붙는 만큼 지급 부담을 대비하는 차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