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외웠다더니 왜 부르질 못해…" 태극기 솟구치자 끝내 오열한 독립투사 후손 허미미 [나고야 AG]

전상일 2026. 10. 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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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부르겠다며 단어 뜻까지 하나하나 찾아가며 맹연습했던 애국가였다.

일본 귀화의 유혹을 뿌리치고 태극마크를 택한 '독립투사 5대손' 허미미(경북체육회)가 일본 땅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애국가를 제대로 부르지 못한 뭉클한 비화를 전했다.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아쉬운 은메달을 획득했던 허미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애국가를 꼭 따라 부르고 싶다"며 독기를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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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까지 찾아가며 1절 완벽하게 외웠지만… 시상대 오르자 왈칵 쏟아진 눈물에 '음소거'
일본 국적 포기하고 나고 자란 일본 한복판에서 캔 금메달
3일 혼성 단체전 출격, 두 번째 애국가 제창 정조준
1일 (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 인터네셔날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kg급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허미미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부르겠다며 단어 뜻까지 하나하나 찾아가며 맹연습했던 애국가였다. 하지만 막상 나고 자란 일본의 한복판에서 태극기가 하늘 높이 솟구치자, 아시아를 평정한 챔피언은 끝내 차오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일본 귀화의 유혹을 뿌리치고 태극마크를 택한 '독립투사 5대손' 허미미(경북체육회)가 일본 땅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애국가를 제대로 부르지 못한 뭉클한 비화를 전했다.

허미미는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테르비시 아리운자야(몽골)를 유효승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국적 아버지와 일본 국적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다.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유언을 따라 2023년 미련 없이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대한민국 허미미가 1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몽골 대표 테르비시 아리운자야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뉴스1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아쉬운 은메달을 획득했던 허미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애국가를 꼭 따라 부르고 싶다"며 독기를 품었다. 결승전을 앞두고도 "1절은 다 외웠다. 뜻이 어려운 단어들이 있었는데 일일이 확인하면서 완벽하게 숙지했다"며 애국가 제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챔피언의 자리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건 허미미는 시상식장에 애국가가 연주되자 몇몇 구절만 간신히 따라 불렀을 뿐, 이내 굳게 입을 다문 채 뜨거운 눈물을 삼켰다.

허미미는 시상식 후 믹스트존에서 "태극기를 보니 갑자기 울컥해서 (애국가를) 거의 속으로만 불렀다. 막상 태극기가 올라가는 걸 보니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이 다 생각나더라"라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이어 "파리 올림픽 때 다음에는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리겠다고 다짐했는데, 막상 그렇게 되니 '아, 내 노력이 드디어 이뤄졌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행복했다"고 벅찬 감동을 덧붙였다.

가장 화려한 금빛 메치기로 개인전을 제패한 허미미의 무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허미미는 오는 3일 혼성 단체전에 출격해 대회 2관왕을 노린다. 눈물 탓에 속으로 삼켜야만 했던 그녀의 완벽한 애국가가 나고야 하늘에 다시 한번 크게 울려 퍼질 수 있을지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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