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보러 오는 사람 없다”…美 주담대 7.28%, 세계 경제에도 부담

뉴욕/김성모 특파원 2026. 10. 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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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주(州) 프린스턴의 한 집 앞에‘주택 판매’광고판이 세워져 있는 모습./블룸버그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주택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매도세가 주택 구매자의 대출 비용 상승으로 번지며 실물경제를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택 거래 위축이 건설과 소비 둔화로 이어지면 미국에 상품을 파는 세계 각국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미 주택금융기관 프레디맥은 1일(현지 시각)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7.2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주 7.03%보다 0.25%포인트 올랐다. 금리 수준은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고, 주간 상승 폭은 2022년 10월 이후 최대다.

◇채권시장 충격, 주택 구매자에게 번졌다

미국 주담대 금리는 통상 10년물 국채 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택대출을 묶어 만든 주택저당증권(MBS) 투자자도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이는 신규 대출 금리에 반영된다. 다만 조기 상환 위험과 금융기관의 비용 등이 더해지기 때문에 두 금리가 같은 폭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정부 부채 증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 차입이 채권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5.34%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담대 금리 상승은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좁힌다. 같은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대출 규모가 줄기 때문이다. 특히 현금 여력이 부족한 생애 첫 주택 구매자와 중산층의 부담이 크다. 반면 현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고소득층은 금리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는다. 이미 낮은 고정금리로 대출받은 집주인에게는 이사를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지금 집을 팔고 새집을 사면 높은 금리로 다시 대출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대출의 월 상환액은 그대로지만, 이사와 갈아타기를 포기하면서 거래가 줄어드는 이른바 ‘금리 잠금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주택 거래 줄면 소비·수입도 위축될 수 있어

미국 주택시장의 냉각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는 첫 경로는 소비다. 집을 사고 이사할 때는 가전·가구·건축자재 수요가 함께 발생한다. 거래가 줄면 이런 지출도 약해질 수 있다. 신규 구매자가 주거비에 더 많은 돈을 쓰면 다른 소비에 쓸 여력이 줄어든다. 이는 미국 시장에 가전과 생활용품 등을 수출하는 한국·중국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주택 건설과 개보수 수요가 둔화하면 고용과 투자에도 부담이 된다. 집값까지 하락할 경우 자산이 줄었다고 느낀 가계가 소비를 더 줄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주담대 금리가 올랐다고 기존 고정금리 차주의 상환액이 일제히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충격은 신규 구매자와 대출을 갈아타야 하는 가계에 먼저 나타나며, 소비 둔화의 크기는 고용과 소득 흐름에도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집 한 채를 사는 비용이 높아진 현상은 결국 글로벌 고금리 여파가 가계에까지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의 부동산 중개인 돈 웨셀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집 구경이 사실상 끊겼다”며 “가장 인기 있는 지역에 좋은 매물들이 나와 있어도 아무도 보러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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