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 '위' 시장, 다시 봄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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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정체기를 겪었던 천연물 위 건강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고 있다.
종근당이 10여 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천연물 신약을 병원 처방 시장에 공식 출시한 데 이어, 동아제약은 전통의 쑥 소재 연구 자산을 활용해 급성장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급여재평가와 합성신약 공세로 위축됐던 천연물 파이프라인이 처방 시장과 건강기능식품 양방향으로 영토를 넓히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별도의 천연물 신약 약가 프리미엄을 인정받지는 못했으나, 종근당은 임상적 차별성을 앞세워 연간 3500억원대에 이르는 위점막보호제 처방 시장에서 세대교체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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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개별인정형 황해쑥 '위스트로' 출시… 치료 중심에서 일상 관리로 영역 확대
1.2조 위장약 시장 재편 속 신규 천연물 소재의 '처방·건기식' 투트랙 안착 주목

오랫동안 정체기를 겪었던 천연물 위 건강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고 있다.
종근당이 10여 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천연물 신약을 병원 처방 시장에 공식 출시한 데 이어, 동아제약은 전통의 쑥 소재 연구 자산을 활용해 급성장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급여재평가와 합성신약 공세로 위축됐던 천연물 파이프라인이 처방 시장과 건강기능식품 양방향으로 영토를 넓히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천연물 위염치료제 시장을 대표해 온 성분은 애엽추출물이다. 2000년대 동아ST가 개발한 '스티렌'을 시작으로 다수의 제네릭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대규모 처방 시장을 형성했다. 그러나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 난립과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등 차세대 합성의약품의 위염 적응증 침투로 점차 입지가 좁아졌다.
최근 들어 시장 환경은 더욱 녹록지 않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 자료를 인용한 업계 집계에 따르면 애엽추출물 의약품의 외래 처방액은 2023년 1393억원에서 2025년 1216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2년간 감소율은 12.7%다.
올해 들어서는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급여적정성 재평가를 거쳐 지난 2월부터 애엽추출물 74개 품목의 보험상한금액이 평균 14.3% 인하됐다. 인하 조치 이후 2월부터 6월까지의 누적 처방액은 391억원으로, 전년 동기(506억원) 대비 22.7% 줄었다. 처방액 감소폭이 약가 인하폭을 웃돈 셈이다. 여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약·생약제제 전문의약품에 대한 동등성 재평가를 진행하면서 애엽추출물 제네릭 업체들은 오리지널과의 임상시험을 통해 직접 동등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까지 안게 됐다.
이러한 기류 속 종근당은 1일 녹나무과 육계나무 줄기 껍질을 원료로 자체 개발한 천연물 위염 신약 '지텍정(육계건조엑스 75mg)'을 건강보험 급여 적용과 함께 공식 출시했다. 국내 천연물 의약품 분야에서 약 10년 만에 등장한 신약이다.
지텍은 임상 3상에서 기존 위염 표준 대조약제인 애엽 95% 에탄올연조엑스 대비 위내시경 검사상 위점막 미란 개선 효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우월성을 입증했다. 등재 약가는 정당 95원으로 기존 스티렌과 동일한 수준이다. 별도의 천연물 신약 약가 프리미엄을 인정받지는 못했으나, 종근당은 임상적 차별성을 앞세워 연간 3500억원대에 이르는 위점막보호제 처방 시장에서 세대교체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처방 시장에서 신약이 출격한 사이, 약국과 소비자 채널에서는 전통적인 쑥 소재의 외연 확장이 시작됐다.
동아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 점막 보호 기능성을 인정받은 개별인정형 원료 '황해쑥추출분말(Gastil®)'을 주성분으로 한 건강기능식품 '위스트로'를 지난달 30일 출시했다. 동아에스티가 전문의약품 스티렌을 통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쑥 소재의 유효성과 안전성 연구 노하우를 일반 소비자용 일상 케어 시장으로 확장한 셈이다. 인체적용시험에서 위장관 증상 점수와 소화불량 관련 삶의 질 평가 등 주요 지표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확인했으며, 하루 한 정 섭취로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 같은 흐름은 위 질환을 대하는 소비자들의 관리 패턴 변화와 맞닿아 있다. 식약처 등에 따르면 국내 위 건강 관련 의약품 시장은 2020년 9467억원에서 2023년 1조 2666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한 가운데, 같은 기간 위 건강 관련 건기식 시장은 92억원에서 608억원으로 6배 이상(560%) 급증했다. 만성적인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을 겪는 소비자들이 병원 처방에만 의존하지 않고 약국과 온라인을 통해 일상적으로 위 건강을 챙기는 셀프메디케이션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제약업계에서는 종근당 지텍의 처방권 안착 여부와 동아제약 위스트로의 시장 확대가 향후 제약사들의 천연물 R&D 자산 활용 방식을 가늠할 주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애엽추출물이 약가 인하, 처방 감소, 동등성 재평가라는 삼중고를 안고 있는 가운데 처방 시장에서는 우월성을 입증한 신약(지텍)으로 질적 전환을 꾀하고, 소비재 시장에서는 검증된 원료(황해쑥)로 일상 수요를 흡수하는 시도다. 처방 치료제와 신뢰도 높은 건기식이라는 '투트랙' 전략이 침체됐던 천연물 위 건강 시장에 다시 봄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