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일본 국적 포기한 재일교포 허미미···“금메달, 할머니 묘비에 가져갈 것” 약속 지켰다

파리에서는 끝내 부르지 못했던 애국가가 2년 뒤 나고야에서 울렸다.
허미미(24)는 1일 일본 나고야 IG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몽골의 테르비시 아리운자야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경기 초반 유효를 따낸 허미미는 굳히기와 업어치기를 앞세워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종료까지 상대의 반격을 막아낸 뒤 승리가 확정되자 박수를 치며 매트에서 내려왔고, 정성숙 대표팀 감독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이번 금메달은 2년 전 파리올림픽의 아쉬움을 씻어낸 결과였다. 허미미는 당시 결승에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골든스코어 접전을 벌이다 지도 3개를 받아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는 시상식 뒤 “애국가를 따라 부르려고 가사를 다 외웠는데 아쉽다. 다음에는 꼭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 이후 과정도 쉽지 않았다. 허미미는 같은 해 11월 어깨 인대 수술을 받았고, 2025년 세계선수권 복귀전에서는 첫 경기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이후 라인-루르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와 아부다비 그랜드슬램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르며 경기력을 되찾았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굳히기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16강과 8강에서는 업어치기에 이은 누르기로 한판승을 거뒀고, 준결승에서는 슈쿠르존 아미노바(우즈베키스탄)를 반칙승으로 제압했다.
허미미에게 이번 금메달은 가족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일본 도쿄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인 그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태극마크를 택했다. 대회를 앞두고는 “금메달을 따서 할머니 묘비에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이제 허미미의 시선은 2028 LA올림픽을 향한다. 한국 여자 유도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 조민선 이후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 파리에서 놓쳤던 금메달, 나고야에서 되찾은 애국가에 이어 허미미의 다음 목표는 LA에서 다시 정상에 서는 것이다.
나고야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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