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남편’ 사격 이건혁, 25m 속사권총 개인·단체전 2관왕

“아내가 ‘금메달 못 따서 오면 집 비밀번호 바꾸겠다’고 했거든요.”
한국 사격 이건혁(27·대구시설공단)이 1일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휩쓸며 2관왕에 올랐다. 2024년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여자 10m 공기권총) 김예지(TV조선 해설위원)의 남편인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빨리 귀국해 16개월짜리 아기 목에 메달을 걸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건혁은 이날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쑤롄보판(중국)과 2차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점(슛오프 합계 9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쑤롄보판은 이 종목 세계 기록(35점) 보유자다. 1차 슛오프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5발 중 4발씩을 명중시켰다. 2차 대결에서 쑤롄보판이 2발을 맞히는 데 그쳤고, 이건혁이 침착하게 5발을 모두 성공해 승부를 끝냈다.
앞서 열린 단체전도 한국과 중국이 금메달을 놓고 싸웠다. 이건혁은 송종호(36·IBK기업은행), 윤서영(24·국군체육부대)과 팀을 이뤄 1749점을 합작, 중국(1740점)의 추격을 따돌렸다. 2023년 항저우 대회 때 중국에 밀려 단체전 은메달에 그쳤던 아쉬움을 완벽하게 설욕했다.
이건혁은 어린 시절 비비탄 사격장을 드나들다 중학교 2학년 때 본격적으로 사격에 입문했다. 고교 1학년 때 훈련 도중 쇄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지만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집념으로 재활에 매진했다고 한다. 2022년 카이로 세계선수권과 이듬해 창원 아시아선수권 개인전을 연달아 제패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그의 아내 김예지는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주저 없이 남편을 꼽았고, 이건혁은 그의 응원에 2관왕으로 화답했다. 이건혁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벅차고, 메달이 2개라 진짜 무겁다”고 했다.
한국 사격이 아시안게임 속사권총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동시에 제패한 것은 2014년 인천 대회(김준홍)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단체전 금메달 멤버였던 송종호는 “12년 전에는 신입이라 무작정 열심히만 쐈고, 지금은 맏형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동생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한국 사격 대표팀은 지난달 23일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아시아 신기록(246.3점)으로 우승한 추가은(25·임실군청)에 이어 이날 이건혁이 금메달 2개를 추가하며, 이번 대회를 금 3개, 은 5개, 동 4개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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