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드디어 해냈어요' 독립투사의 후예…허미미, 태어난 일본서 태극기 휘날렸다 →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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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웃었다. 일본에서 태어나 유도를 시작한 허미미(경북체육회)가 자신이 자란 땅에서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세웠다.
허미미는 1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흔들릴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허미미는 결국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일본에서 가장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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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마침내 웃었다. 일본에서 태어나 유도를 시작한 허미미(경북체육회)가 자신이 자란 땅에서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세웠다.
허미미는 1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16강부터 준결승까지 상대를 압도한 데 이어 마지막 승부까지 이겨내며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품었다.
출발부터 거침없었다. 16강에서 필리핀의 조에마리 하트 라파엘을 만난 허미미는 고작 28초 만에 승부를 끝냈다. 엎어치기로 절반을 얻어낸 뒤 곧바로 누르기 굳히기로 나머지 절반을 채웠다.
8강 상대는 중국의 타오위잉이었다. 이번에도 허미미는 상대에게 긴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경기 시작 1분30초 만에 한판승을 거두며 두 경기에서 소비한 시간은 채 4분이 되지 않았다.
준결승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의 슈쿠르존 아미노바를 만났다. 세계랭킹 18위의 만만치 않은 상대였지만 허미미는 잡기 싸움에서 우위를 잡은 뒤 안다리 공격까지 이어가며 상대에게 지도를 쌓게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아미노바가 종료 30초를 남기고 승부를 걸어왔지만 무리한 공격으로 세 번째 지도를 받았다. 허미미는 상대의 반칙패를 이끌어내며 결승으로 향했다.
한판승부터 노련한 경기 운영까지 모두 보여준 허미미는 결승에서 만난 몽골의 아리운자야 테르비시를 맞아서도 적극성을 잘 보여줬다. 시작 10초 만에 다리를 걸어 유효를 따내며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다.

리드를 잡은 허미미는 반격을 가하는 상대를 맞아 수세적으로 응수하다 한 차례 지도를 받았다. 종료까지 1분여 남겨두고 상대와 잡기 싸움에 집중하며 공격을 차단한 허미미가 결국 유효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허미미에게 이번 금메달은 아주 특별하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일본에서 자랐다. 그러나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마지막 바람은 손녀가 한국 국가대표로 뛰는 것이었다. 허미미는 그 뜻을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을 선택했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뒤 허미미의 이름에는 또 다른 의미가 붙었다. 일제강점기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가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한국을 대표해 국제무대에 나서면서 큰 응원이 더해졌다.
2년 전 파리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멈췄다. 결승에서 반칙패를 당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판정을 둘러싼 논란까지 겹치면서 아쉬움은 더 컸다. 혼성 단체전에서는 동메달을 추가했지만 허미미의 시선은 그때부터 나고야를 향했다.

그 사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어깨 수술과 힘겨운 재활을 겪으며 다시 일어서야 했다. 흔들릴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허미미는 결국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일본에서 가장 환하게 웃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할머니 묘비에 가져가고 싶다"며 "파리 때 부르려고 외웠던 애국가를 반드시 부르겠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태극기를 바라보며 애국가를 마음껏 제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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