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독과점 부추기나…“농산물 할인지원, 이마트 쏠림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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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사업이 이마트 등 특정 대형 유통업체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사업은 정부가 쌀·달걀·돼지고기 등 대상 품목을 정하고 유통업체가 일정 할인율로 판매하면, 정부가 할인액 일부를 업체에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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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 698억원 지원…지난해 3배 넘어
홈플러스 사업 배제 속 대형마트 집중 심화
“소비자 바우처·생산자 차액 보전 검토해야”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사업이 이마트 등 특정 대형 유통업체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많이 판매한 업체일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받는 구조로, 대형 유통사 중심의 시장 쏠림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갑, 사진)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올해 들어 이마트에 농축산물 할인지원 사업비 698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212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이는 올해 대형마트에 지원된 1744억원의 40%에 해당한다. 이마트에 이어 하나로마트가 339억원, GS리테일이 258억원을 지원받았다.

해수부의 수산물 할인지원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올해 들어 이마트에 157억원이 지원돼 롯데마트 87억원, GS리테일 33억원보다 많았다.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사업은 정부가 쌀·달걀·돼지고기 등 대상 품목을 정하고 유통업체가 일정 할인율로 판매하면, 정부가 할인액 일부를 업체에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대형마트와 대형몰, 중소형마트, 온라인몰, 전통시장 등은 재무 건전성과 정산 능력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소비자 판매 실적에 따라 지원금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판매망과 점포 수가 많은 대형 유통업체에 지원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올해 농식품부 농축산물 할인지원액 4267억원 가운데 대형마트 지원액은 40.9%를 차지했다. 이마트 한곳에 지급된 698억원은 중소형마트 전체 지원액 574억원보다도 많았다. 지난해까지는 이마트와 하나로마트 간 지원액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지난해 농식품부 지원액은 이마트 212억원, 하나로마트 191억원이었다.
올해 들어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에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송 의원실의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농식품부로부터 168억원, 해수부로부터 49억원을 지원받았지만, 올해 사업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홈플러스는 다른 유통업체의 할인가에 대응하려면 재정 부담이 크다며 정부에 사업 재참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송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서 “올해 할인 지원 사업자 공모 당시 홈플러스도 신청했으나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적격 사업자로 선정되지 않았다”며 “사업자 선정이 종료된 상황에서 추가로 선정하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커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달부터 1인당 할인 한도 2만원을 없앤 것도 판매망이 넓은 대형 유통업체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플러스의 정상 영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점포 수가 많은 이마트로 소비가 몰릴 가능성이 커져서다.
지원금 편중은 대형마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농식품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실적을 보면 인터넷 쇼핑몰 가운데 카카오스토어 37억5000만원, 네이버 38억8000만원, 오아시스 35억8500만원, 우아한형제들 22억2300만원 등 상위 4개 업체가 전체 온라인몰 지원액의 80%를 차지했다.
중소형마트도 전체 47개 업체 가운데 서원유통에 186억7900만원을 지원해 전체 지원액의 32.5%가 집중됐다. 하지만 한살림생협과 두레생협 등 친환경 판매장에는 98억6200만원, 로컬푸드직매장에는 59억3500만원이 지원됐다.
이에 따라 현행 사업이 판매 인프라를 갖춘 대형 유통업체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돼 있어 결과적으로 대형 유통채널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시장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유통업체에 할인액을 직접 보전하는 현행 방식 대신 생산자에게 차액을 지원해 공급가격을 낮추거나, 소비자에게 바우처나 할인쿠폰을 지급해 어느 유통업체에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송 의원은 “할인지원 사업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도입됐지만 올해 들어 특정 업체에 대한 지원이 집중되면서 정부가 독과점을 부추긴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며 “유통기업을 직접 지원하기보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지원해 물가 안정을 유도하고 혜택을 고르게 나눌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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