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달래기’에도 부산 등 지자체 63곳, 지방교부세 축소에 “우려·반대”

전창훈 2026. 9. 3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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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조사 결과, 호남 제외 대다수 지자체 사실상 반대
부산 “지방재정 악화 시 미래기금 지원 규정 명확화해야”
권영진 “‘자주재원’, 중앙 ‘재량적 기금’이 어떻게 같나”
전재수 부산광역시장(왼쪽)과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당정협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지자체 62곳이 정부에 미래대응기금 조성과 맞물린 지방교부세 모수 조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방교부세 조정에도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달래기에 나섰지만, 지자체들의 우려는 여전한 분위기다.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방교부세법 개정안 관계기관 의견조회 결과’ 자료에 따르면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및 전국 지자체 62곳이 법안에 우려 및 반대 의견을 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에 지방교부세의 산정 기준이 되는 내국세에서 추세치 상회분을 출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경우 내국세 세입 산정(모수)에서 기금 적립분이 제외돼 지역에 배분되는 교부세가 줄어들게 되는데, 내년 기준으로는 30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산시는 “초과세수까지 기금으로 출연하는 것은 지방재정에 불리하고, 지방재정 악화 시 미래기금을 활용한 지방정부 지원에 대한 규정을 명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대구시는 “세수 감소 시 교부세 감소는 그대로 반영하고, 세수 증가 시 정산은 추세치로 제한해 재정 위험이 지방에 비대칭적으로 전가될 우려”를 언급하면서 “국정과제인 지방 자주재원 확충과도 배치된다”고 꼬집었다.

수도권인 경기도 역시 “결산액이 예산액에 미달하면 차액을 지방이 부담하면서, 초과하는 경우 추세치를 상한으로 해 초과분을 정산에서 배제하는 비대칭 구조”라고 부정적 의견을 냈다. 이 밖에도 호남을 제외하고 60여 개 지자체가 비슷한 이유로 정부안에 사실상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앞서 정부·여당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설계 관련 당정협의에서 이번 조정으로 지방 재정 감소를 우려하는 민주당 소속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지방 정부 지원은 결코 얇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행안부는 지자체의 이런 의견에 대해 “향후 입법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권 의원은 “행안부가 지방교부세 30조 원을 기금으로 이관하겠다면서 어느 지자체에서 얼마의 예산이 줄어드는지 세부 산정 내역과 법적 근거조차 공개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직접 실시한 의견조회 결과만 봐도 의견을 낸 지자체 중 예외 없이 반대와 우려를 표명했는데 강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 반발이 거세지자 ‘거뒀다가 위기 때 다시 지원할 것’이라 해명하지만, 지자체가 주민 수요에 맞춰 자율적으로 집행하는 ‘자주재원’과, 중앙이 쥐락펴락하며 생색내기용으로 나눠주는 ‘재량적 기금’이 어떻게 같으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