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팬과 SNS 설전이나 벌이던 철부지 박정우, KIA의 9월을 가장 빛낸 타자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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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전만 해도 야구보다 야구 밖의 일로 더 크게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박정우는 전혀 다른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KIA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박정우의 행동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이미 선발 출장 기회를 늘려가던 박정우는 9월11일 SSG전에서 네 차례나 출루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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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박재현 빠진 AG 공백기, 박재현 자리 메우며 KIA 4승2패 버팀목
‘만년 백업’ 꼬리표 뗄 절호의 기회…타율 0.300·OPS 0.829로 주전 가능성 증명

(MHN 정철우 기자) 불과 1년 전만 해도 야구보다 야구 밖의 일로 더 크게 이름이 오르내렸다.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한 뒤 팬과 SNS에서 감정적으로 충돌했고, 결국 구단으로부터 문책성 조치까지 받았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박정우는 전혀 다른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사고를 쳤던 백업 외야수가 KIA 타이거즈에서 지난 한 달 가장 빛난 타자로 뽑혔다.
KIA 외야수 박정우가 금호타이어에서 시상하는 9월 월간 MVP에 선정됐다. 시상식은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앞서 진행됐다. 박정우는 9월 13경기에서 30타수 9안타를 때려 타율 0.300을 기록했고 5타점과 2도루를 보탰다. OPS도 0.829까지 끌어올렸다. 윤민석 금호타이어 글로벌마케팅담당 상무가 시상했고 박정우에게는 상금 100만원이 전달됐다.

불과 지난해 8월 박정우는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8월21일 키움 히어로즈전 9회말 1사 만루에서 대주자로 나섰다가 타구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해 귀루 과정에서 아웃됐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더 큰 문제는 경기 뒤에 벌어졌다. 비판을 쏟아낸 팬과 SNS를 통해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대응까지 나오며 논란이 커졌다. KIA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박정우의 행동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박정우는 이후 해당 팬을 직접 만나 사과했고 SNS에도 사과문을 올렸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그 기억을 피하지 않았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당시 일을 돌아보며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웠다고 털어놓았고 SNS도 사실상 끊었다. 야구 선수로 보여준 것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기회를 걷어찼다는 자책도 했다. 말로 하는 반성은 어렵지 않다. 박정우에게 필요했던 것은 결국 그라운드에서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그리고 1년 뒤 기회가 왔다.

박정우가 앞으로 나왔다.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이미 선발 출장 기회를 늘려가던 박정우는 9월11일 SSG전에서 네 차례나 출루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당시 그는 대표팀 선수들이 빠진 뒤 남게 될 7경기를 두고 자신의 야구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시간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기회가 짧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짧은 시간 안에 무엇인가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도영과 박재현 등이 빠진 기간에도 KIA는 4승2패로 버텼다.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축 야수들의 대표팀 차출은 자칫 치명적인 변수가 될 수 있었지만 KIA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박정우는 박재현이 빠진 외야의 공백을 메우며 공격과 수비에서 힘을 보탰다. '주전이 빠졌으니 대신 나가는 선수'에 머물지 않고 자신이 왜 선발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경기력으로 보여줬다는 점이 중요했다.

이번 9월은 달랐다. 출전 기회가 늘어나자 오히려 방망이가 힘을 냈다. 30타수라는 많지 않은 기회에서 9개의 안타를 만들어냈고 타율 3할과 OPS 0.829를 남겼다. 도루 2개까지 더하며 자신이 갖고 있던 기동력도 살렸다. 제한된 역할을 수행하는 백업이 아니라 꾸준히 선발로 나가도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성을 보여줄 가능성을 증명한 한 달이었다.
그래서 금호타이어 9월 월간 MVP라는 타이틀은 상금 100만원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박정우는 이제 만 28세다. 더 이상 가능성만 이야기할 수 있는 어린 선수는 아니다. 반대로 야구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에 늦은 나이도 아니다. 지금까지는 KIA의 두꺼운 외야 선수층 뒤에서 기회를 기다려야 했다면 이번에는 자신에게 찾아온 짧은 틈을 스스로 넓혔다.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고 해서 끝까지 백업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을 성적으로 보여줬다.
물론 한 달의 성적으로 주전 자리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김도영과 박재현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 돌아오면 경쟁은 다시 치열해진다. KIA 외야에는 나성범과 김호령 등 기존 자원들도 있다. 박정우가 앞으로 넘어야 할 벽은 여전히 높다.

1년 전에는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스스로 기회를 걷어찼다. 당시 KIA는 박정우를 1군에서 제외했고 그는 시즌을 사실상 그렇게 마감해야 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그는 그때를 떠올리며 후회했다. 다시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리고 1년 뒤, 이번에는 스스로 찾아온 기회를 붙잡았다.
팬과 SNS에서 설전을 벌이던 철부지 같았던 선수가 이제는 팀이 가장 어려울 때 빈자리를 메워주는 선수가 됐다. 만년 백업으로 남을 것처럼 보였던 외야수는 주전으로 뛰어도 자신의 몫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분명하게 보여줬다.
박정우가 스스로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했던 시간이 정말 전환점이 되고 있다.
9월 MVP는 그 변화의 결과이면서 새로운 출발점이다. 이제 박정우가 바라볼 곳은 백업 외야수 한 자리가 아니다. 주전급 외야수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문이 처음으로 제대로 열렸다. 그 문을 연 선수도 박정우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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