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뒤집지 못했다, 홈런왕 경쟁은 이제부터
7G째 무홈런 오스틴 39개 제자리
복병 힐리어드 몰아치기 공동 2위
남은 경기는 김도영이 가장 많아

김도영(KIA)이 돌아왔다. 홈런왕 경쟁이 본격 점화된다. 2파전이었던 경쟁은 김도영이 리그를 비웠던 2주 사이 오히려 3파전이 돼 버렸다. 홈런왕을 애초에 포기했던 김도영이 이제는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도영 중심의 삼각 경쟁이 시작된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지난 28일 귀국한 김도영은 29일 곧바로 KIA 선수단에 합류한다. KIA는 선수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별 문제가 없는 이상 출전시킬 계획이다. 김도영의 경우 코뼈 골절상을 입고 아시안게임에 가 보호대를 부착하고 경기했던 터라 이범호 감독은 코 상태를 한 번 더 면밀히 체크하려 한다. 그러나 김도영이 이미 28일 귀국 직후 인터뷰에서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선수들이 뛸 수 있다고 하는 이상, 중요한 일전에서 KIA는 기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김도영은 일찍이 홈런왕을 포기했었다. 아시안게임에 나가게 되면서 전경기를 뛸 수 없게 됐고 외인 타자들과의 경쟁 속에 출전 경기 수 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가기 전 40홈런을 쳐놓고 간 김도영을 아무도 추월하지 못했다. 그대로 홈런 1위인 채로, 김도영은 다시 최종 경쟁을 시작한다.

김도영은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8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40호 홈런을 쳤다. 당시 오스틴 딘(LG)이 36개, 샘 힐리어드(KT)가 32개를 기록하고 있었다. 김도영은 그 뒤 2경기밖에 치르지 못했고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9일 광주 NC전에서 번트를 대다 타구에 맞아 코뼈가 골절됐고, 초고속으로 복귀해 13일 광주 한화전에 나가 4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고 14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 5일 사이 오스틴이 3개를 쳐 39개, 힐리어드가 2개를 보태 34개를 기록했다. 40홈런 고지를 밟은 김도영은 오스틴에게 1개 차로 쫓긴 채 대표팀에 합류했고 2주 간 아시안게임을 치렀다.
2주 동안 대반전이 일어났다. 오스틴이 7경기에서 홈런을 아예 치지 못했고, 힐리어드가 10경기에서 5홈런을 쏟아냈다. 2주나 자리를 비운 김도영을 오스틴은 추월하지 못했고 오히려 힐리어드가 공동 2위로 올라서 완전히 3파전 양상이 됐다. 김도영과 두 외인 타자 간에 단 1개 차 경쟁이다.
김도영이 최연소 40홈런 기록에 도전할 때 투수들이 치기 좋은 공을 주지 않았고 고의4구가 쏟아졌다. 하필 그때 김도영 타순 뒤의 카스트로가 침체돼 있었다. 김도영은 결국 39홈런을 친 뒤 7경기 만에 40홈런째를 칠 수 있었다. 그 현상을 아시안게임 기간 오스틴이 똑같이 겪었다. 오스틴의 홈런은 13일 삼성전의 39호포를 마지막으로 7경기째 나오지 않았다. 오스틴은 이 기간 볼넷이 총 9개(고의4구 1개), 몸에 맞는 볼 3개를 기록했다. LG 타선이 올해 전반적으로 침체돼있고 그 중 오스틴 뒤 4번 타자로 활약하던 문보경이 부진하면서 오스틴에게 좋은 공은 가지 않았다. 그 문보경마저 아시안게임에 가자 오스틴에게 집중 견제가 향했다. 이 기간 오스틴의 타율은 0.278(18타수 5안타)에 그쳤다. 문보경은 아시안게임 일본과 결승전에서 타점도 올리며 감각을 끌어올리고 돌아왔다.

힐리어드가 역시 복병이었다. 7월까지 28홈런을 뽑더니 8월에는 2홈런으로 경쟁에서 아예 물러나는 듯 했던 힐리어드는 9월 들어서만 9개 홈런을 쳤다. 월간 타율 0.333에 24타점을 쏟아내며 KT의 선두 굳히기를 이끌고 있다. 24일 NC전에서 39호포를 친 뒤 2경기 연속 침묵했지만 언제든 터질 수 있을 정도로 기세가 좋다.
역시 관건은 1위 김도영의 컨디션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홈런을 치지 못했다. 일본과 예선전에서 침묵했고 27일 결승전에서 질 좋은 타구를 만들더니 8회초 결승타를 치면서 승부를 갈랐다. 그동안 패턴대로라면 다시 감이 올라올 때가 됐다. 그러나 경쟁자들과 마주하는 한 또 집중 견제 받을 가능성도 있다.
마치 알고 짠 듯한일정 속에 이 삼각경쟁이 이번주 열린다. KIA와 KT가 29일부터 10월1일까지 광주에서 3연전, KIA와 LG가 10월3일부터 5일까지 잠실에서 3연전을 갖는다. 김도영-힐리어드, 김도영-오스틴의 정면대결이 이어진다. KIA는 12경기, LG는 11경기, KT는 10경기가 남았다. 이제는 오히려 김도영의 남은 경기 수가 가장 많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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