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감독까지 고발… "20년 전 시사 다큐가 계속 다룬 의혹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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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중심으로 '역사 왜곡', '북한 선전 영화'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PD는 "당시 다큐멘터리에서도 공통적으로 '육영수 여사를 쏜 것은 문세광이 범인이긴 하지만 그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다'는 질문을 던졌고 '암살자들'은 이 질문을 극영화로 만든 것"이라며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나왔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력한 정치인이었으나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보수 정당에서도 문제제기가 없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헌식 평론가는 "당시 사건에 대해 실제로 많은 언론과 사람들이 질문을 던졌으나 전혀 대답이 없었고 문세광도 빠르게 죽였다. 그렇기에 육영수의 죽음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기사와 콘텐츠가 쏟아져 나왔다"며 "영화는 이러한 시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발제'한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도 되돌아보고 토론을 하면서 나아가야 하는데 불매운동을 벌이거나, 지나친 정치공학적인 공세를 하는 것은 영화의 의도와 전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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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MBC 시사 다큐서 다뤘던 의혹…"사건 모티프로 한 극영화, 정치공학적 공격은 표현의 자유 억압"
MBC PD수첩 유튜브, 과거 다큐 재공개하며 "암살자들 논란, 이 다큐 보고 이야기하라"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중심으로 '역사 왜곡', '북한 선전 영화'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작진은 특정한 정치적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치권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서 이 영화가 육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시한다며 북한 선전영화 '민족과 운명'의 리메이크 수준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 역시 영화를 정치적 프로파간다라 규정하면서 유족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29일 서울경찰청에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을 형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암살자(들)' 제작진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역사적 사건과 공개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암살자(들)'이 다룬 육 여사 피격 사건 관련 의혹은 영화가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 지상파 시사 다큐멘터리에서 이미 수차례 제기했던 사안이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과 사건의 배후를 둘러싼 질문을 극영화로 재구성한 것을 두고 정치적 의도를 단정하거나 '북한 선전 영화'라고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교적 최근 사례로 SBS의 '꼬꼬무 시즌2' <누가 육영수 여사를 저격했나? 피로 물든 국립극장 815 저격 사건의 진실>(2021년 4월12일) 편이 있다. 당시 꼬꼬무는 육 여사 피격 관련해 “범인을 바꿔치기 했다는 음모론이 있었다”며 <진범과 바꿔치기 됐을수도, 식장서 文 목격한 사람없어>와 같은 신문 기사 내용을 인용했다.
앞서 2020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문세광은 진범이 아닐 수 있다? 육영수 여사 피살사건의 남은 의혹들>(2020년 1월31일)과 <누가 육영수 여사를 쏘았는가?>(2005년 3월26일) 역시 마찬가지다. 해당 다큐는 당시 마이니치 신문 한국 특파원이었던 후루노 기자를 인용하면서 “만약 문세광 사건이 일어나지않았다면 김대중 납치 사건은 여전히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전한다. 그리고 의혹의 시발점이 1973년 8월8일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이라 자막으로 전하고 나레이션으로 “중앙정보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국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수사를 독촉당하고 있었다”며 “궁지에 몰린 일본은 특사를 파견하는 등 한국 정부로서는 김대중 사건과 한일 외교 두 가지 숙제를 한번에 해결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당시 방송에서 샘 제임스 LA TIMES 도쿄특파원은 “조총련을 폐지하기 위해 이런 사건을 만들면 한국 정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암살은 진짜 하려는 것이 아니었는데 연기를 하는 도중에 잘못해서 진짜 영부인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영화 '암살자(들)'이 말하고 있는, 누군가 문세광과 함께 누군가 이러한 연극 혹은 사건을 꾸몄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어쩌면 영화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그 이유를 유추하고 있다.
최근 '암살자(들)' 관련 논쟁이 불거지자 MBC는 지난 28일 MBC PD수첩 유튜브에 지난 2005년 공개했던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육영수와 문세광> 편을 다시 공개하기도 했다. 제목으로는 <영화 암살자들 논란? 이 다큐를 보고 이야기하라-2005년 3월20일 방송>이라고 달았다. 2005년작인 이 다큐멘터리에도 '암살자(들)' 영화와 같이 문세광의 총 외의 다른 총이 고 장봉화 양을 쐈고, 그 외 탄환이 사라졌다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영화에서 다루는 주요 주제와 비슷하다.
다큐멘터리는 당시 수사본부장인 김일부 씨를 인터뷰했는데, 그는 사건 바로 다음날인 8월16일 조간에 나온 내용을 보고 “중정에서 입수돼서 밝힌 사실을 신문에 마치 수사본부가 발표한 것처럼 쓴 거 같아. 내가 수사본부가 발표한 적이 없어”등의 이야기를 한다. 영화 역시 수사본부가 수사를 하려고 해도 중앙정보부에서 수사를 막고 사건을 통제하려는 모습 등이 나온다. 대부분의 다큐들이 이날 사건은 문세광의 단독 행위가 아니며 이후에도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통제하려는 의문스러운 모습들을 지속적으로 비춘다.

“'암살자들'의 질문, 다큐들 줄곧 해온 것…'북한 선전'이라는 것은 표현의 자유 억압”
MBC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는 한 PD는 2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영화 '암살자(들)'은 역사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역사적 사건을 모티프로 한 극영화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PD는 “'암살자(들)' 영화의 핵심 의혹은 이 영화가 새로 만든 것이 아니다. 이미 수년 전 SBS '그것이 알고 싶다'나 '꼬꼬무',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 시사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 나왔던 의혹과 공개된 수사 기록을 바탕으로 한 것. 새로운 의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PD는 “당시 다큐멘터리에서도 공통적으로 '육영수 여사를 쏜 것은 문세광이 범인이긴 하지만 그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다'는 질문을 던졌고 '암살자들'은 이 질문을 극영화로 만든 것”이라며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나왔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력한 정치인이었으나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보수 정당에서도 문제제기가 없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주 예전부터 있었던 의혹을, 새로운 의혹 제기도 아닌데 이를 두고 '북한 선전 영화'라고 한다거나 '특정 정치 세력과 연결되어 있다'는 정치인들의 주장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수많은 비슷한 콘텐츠들 있어, 정치 공학적인 공격의 의도”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현재 '암살자(들)'을 둘러싼 공세가 지나치고 정치공학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미디어오늘에 “'암살자들' 영화의 초점은 저널리즘적이다. 현장에서 사건을 본 경찰과 기자를 중심으로, 현장과 다른 정부의 발표들에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지만 그 답이 돌아오지 않는 현실에서 출발하는 영화”라면서 “AI시대 가짜뉴스도 많고 언론 매체도 많아졌는데 어떤 진실을 추구할 것이냐, 현장에 가보고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것이 인간답고 민주사회의 기본이라는 것을 전달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김헌식 평론가는 “당시 사건에 대해 실제로 많은 언론과 사람들이 질문을 던졌으나 전혀 대답이 없었고 문세광도 빠르게 죽였다. 그렇기에 육영수의 죽음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기사와 콘텐츠가 쏟아져 나왔다”며 “영화는 이러한 시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발제'한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도 되돌아보고 토론을 하면서 나아가야 하는데 불매운동을 벌이거나, 지나친 정치공학적인 공세를 하는 것은 영화의 의도와 전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평론가는 “지금까지 수많은 시사 콘텐츠들이 관련된 의문을 던져왔는데 영화는 파급력이 더 크기 때문에 이같은 공격이 증폭된 점도 있겠지만, 결국 현재 대통령 지지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영화를 이용한 정치 공학적인 공격의 의도가 크다고 본다”고 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의 경우 “비판을 허용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라기보다 항상 비평의 내용이 문제”라고 봤다. 그는 “정치권에서 어떤 영화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영화가 음모론이다, 그래서 음모론적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 현대사와 관련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는 부분 있으니깐 이런 방식의 영화 만들기는 자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할 수 있다”라며 “그렇다면 반대편에서는 '픽션의 영역을 제한할 필요 없다. 역사를 소재로 상당 부분 자유롭게 표현한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토론이 이뤄질 것이다. 그런 논쟁이 형성되는 것은 생산적이지만 이를 정치적 문제로 만드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김민하 평론가는 이어 “현재 나오고 있는 '북한 선전 영화'라든가 '특정 정치 세력과 연결'되어있다는 식의 비판이나 더 나아가 고발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근 국민의힘은 박근혜 시절과 비교해봐도 더욱 우경화되어 있고, 소위 말하는 극우 유튜브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잘 보이면 되는 방식의 무책임한 정치이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반발을 이런 식으로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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