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가 끝 아니다, 75조 더"…삼성전자 주가 버틴 '진짜 이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삼성전자가 약 30조 원 규모의 사실상 특별배당에 대한 배당락일을 맞은 29일, 주가가 장 초반 약세를 딛고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섰다. 배당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일에는 이론적으로 주당 배당금만큼 주가가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날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 조정을 받은 뒤 오전 중 낙폭을 모두 만회하고 플러스권에 올라섰다.
지난 21일 삼성전자 주가 상승폭(1만 3000원)은 삼성증권이 추정한 주당 배당금(4654원)의 세 배에 가까웠다.
결국 배당락 이후 삼성전자 주가의 방향은 ▲10월 초 3분기 잠정실적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될 배당금 규모와 지급일 ▲연말 결산 주주환원(55조~75조 원 추산) 집행 방식 ▲D램 가격 상승세 지속 여부 ▲미국 금리 흐름과 외국인 수급 등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 외려 오르는 까닭

장 초반 1%대 약세 뒤 오전 중 상승 전환
이날 삼성전자는 오전 8시 2분 기준 프리마켓에서 전 거래일보다 4000원(-1.48%) 내린 26만 6000원에 거래되며 배당락의 영향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했다. 정규장 시가 역시 26만6000원으로 출발했다. 배당락에 따른 차익거래 청산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약보합세로 출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장중 27만4000원까지 오른 뒤 오전 9시 45분 기준 27만1750원~27만2500원 선에서 거래되며 전일 대비 0.6~0.9% 오름세를 기록했다. 시가가 곧 저가(26만6000원)였다는 점은 개장 직후 나온 배당락 매물이 빠르게 소화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이는 오전 시간대 기준 수치로, 장 마감 종가와 최종 등락률은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배당의 기준일은 9월 30일이다. 국내 주식은 매수 후 결제까지 2영업일이 걸리기 때문에 배당을 받으려면 28일까지 주식을 사야 했고, 그 다음 거래일인 29일이 배당락일이 됐다. 3분기 정규 분기배당을 포함한 이번 배당 규모는 약 30조 원으로, 기존 분기배당(약 2조4500억 원)의 10배를 웃돈다. 증권가가 추정하는 주당 배당금(DPS)은 유안타증권 4500원, 유진투자증권 4604원, 삼성증권 4654원 수준이다. 정확한 배당 규모와 지급일은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된다.
"배당금만큼 빠진다"는 공식, 왜 통하지 않았나
① 애초에 조정 폭이 크지 않았다
증권가 추정 DPS를 28일 종가(27만 원)에 대입하면 이론적 배당락 하락률은 1.7% 안팎에 그친다. 30조 원이라는 전체 배당 규모는 역대급이지만, 시가총액 대비로 보면 주가를 크게 끌어내릴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프리마켓 하락률(-1.48%)도 이 이론적 범위 안에 있었다.
오히려 하루 주가 변동폭이 예상 배당금보다 큰 경우가 잦다. 지난 21일 삼성전자 주가 상승폭(1만 3000원)은 삼성증권이 추정한 주당 배당금(4654원)의 세 배에 가까웠다. 실제 주가는 반도체 업황과 수급 등 다른 변수의 영향도 받는 만큼 배당금 규모만큼 반드시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배당 막차일인 28일 주가가 이미 크게 빠졌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28일 28만4500원에서 출발해 27만 원으로 마감하며 하루 새 5.43% 급락했다. 배당 수요로 달아올랐던 주가가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반도체 업황 우려 등이 겹치며 조정을 받은 것이다. 전날 이미 5% 넘게 밀린 만큼 배당락 부담이 일부 먼저 반영됐고, 29일에는 오히려 저가 매수가 유입될 여지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②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사이 80%대 괴리
증권가의 시각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우호적이다. 최근 150일간 발표된 증권사 리포트 24건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49만8125원, 중앙값은 50만 원이다. 29일 오전 주가(27만1750원)와 비교하면 괴리율이 각각 83.3%, 84.0%에 달한다. 투자의견도 '매수'가 22건(92%)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강력매수' 1건, '중립' 1건이다.
배당락일 당일에도 긍정적인 리포트가 잇따랐다. 유진투자증권은 목표주가 56만 원과 '강력매수' 의견을, DS투자증권은 목표주가 53만 원과 '매수' 의견을 각각 유지하며 3분기 실적 전망을 내놨다. 두 증권사 모두 4분기 HBM4 매출 기여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을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배당락 매물이 나오는 시점에 실적 기대감을 뒷받침하는 분석이 겹치면서 저가 매수의 명분이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③ 끝나지 않은 주주환원…"결산 재원 55조~75조 원"
이번 30조 원 배당이 끝이 아니라는 기대도 주가의 하방을 받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제시한 연간 주주환원 재원(90조~110조 원)에서 1·2분기 배당과 이번 3분기 배당을 제외하면 결산 시점 잔여 재원이 55조~7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모두 현금배당으로 돌린다고 가정하면 3분기와 결산 배당을 합친 주당 배당금은 1만 3046~1만 6115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특별배당이라는 단기 수급 이벤트와 10월 초 실적, 이후 추가 주주환원 정책까지 연속적인 재료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와 유가가 안정될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배당락으로 한 번의 재료가 소멸했지만 10월 초 3분기 잠정실적 발표와 연말 결산 주주환원이라는 다음 재료가 곧바로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④ 투자자 관심은 이제 D램으로
메모리 업황도 우호적이다. KB증권은 지난 22일 리포트에서 서버용 고용량 DDR5의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이 정상 수준인 6주의 8배가 넘는 최대 52주까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D램 재고는 10일 미만으로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진단이다. KB증권은 이를 근거로 범용 D램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HBM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재편하면서 범용 D램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배당 권리 확보 이후에는 D램 수급과 가격 흐름으로 투자자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당이라는 단기 이벤트가 마무리되자 시장의 시선이 곧바로 업황 펀더멘털로 옮겨간 것이 이날 반등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뉴욕발 악재에도 버틴 주가
이날 삼성전자의 반등이 더 눈에 띄는 것은 대외 여건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마이크론(-2.61%), SK하이닉스 ADR(-5.03%), 인텔(-5.67%), 퀄컴(-7.17%) 등 주요 반도체·기술주가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금리와 유가 부담 속에 코스피도 하락 출발했다.
배당락과 매크로 악재라는 이중의 하방 압력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오전 중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점은 그만큼 저가 매수 수요가 탄탄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날 반등을 이끈 매수 주체가 기관인지 외국인인지, 반등의 직접적인 계기가 무엇인지는 장 마감 후 수급 데이터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배당을 노리고 막차에 올라탄 투자자라면 배당락 이후 주가 흐름을 세후 배당금과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유진투자증권 추정치(주당 4604원)를 적용해 계산하면 100주를 보유한 투자자는 세전 46만400원을 받는다. 여기서 배당소득세 15.4%를 떼면 실수령액은 약 38만9500원이다.
이를 주당으로 환산하면 손익분기점은 약 3895원이다. 배당락 이후 주가가 매수가 대비 주당 4000원 가까이 떨어진 상태에서 팔면 배당금을 받고도 사실상 손실을 보게 된다는 뜻이다. 특히 28일 고점 부근인 28만 원대에 매수한 투자자라면 이미 전날 급락으로 평가손실이 배당금을 넘어선 상황일 수 있다. 다만 이 수치는 증권사 추정치에 기반한 참고 지표로,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될 실제 배당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향후 변수는 '수급 공백'과 '실적'

배당락 당일 주가가 선방했지만 앞으로의 흐름을 낙관만 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특별배당 지급과 자사주 매입 종료 시점이 맞물리면서 10월 중순 이후 반도체 대형주에 수급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두 회사는 그동안 하루 합산 1조 6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며 지수 하단을 떠받쳐 왔다. 이 매수 주체가 사라지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배당락 이후 삼성전자 주가의 방향은 ▲10월 초 3분기 잠정실적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될 배당금 규모와 지급일 ▲연말 결산 주주환원(55조~75조 원 추산) 집행 방식 ▲D램 가격 상승세 지속 여부 ▲미국 금리 흐름과 외국인 수급 등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가 알던 63빌딩 맞아?…'유령도시' 여의도의 '반전'
- 쿠팡도 아닌데…"상추가 800원" 난리 난 '핫플'
- '삼성·LG도 공들이는데 어쩌나'…전세계 75% 쓸어담은 中
- "석달 머뭇거리다 2억 더 줬다"…강북 아파트까지 번진 '지각비' [시장톡]
- 하루 56조 돌던 돈 어디 갔나…개미 발길 뚝 끊기자 '비상' [종목+]
- "또 일본 갈 줄 알았는데"…5월 황금연휴 1위 여행지 어디?
- CIS, 첨단 정밀 장비로 日 배터리 업체도 홀렸다
- "한국에 최우선 공급하겠다"…중동 6개국 '깜짝 선언'
- "호텔서 커피 마셨더니…" 조회수 '300만' 대박 영상의 비밀 [현장+]
- "32만전자 간다"…삼성전자, 역대급 잭팟 예고에 주가 '들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