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으로 수천만원 뜯겨 집까지 팔아” 포기한 내 돈 코인거래소에 있었다…1137명에 263억원 환급

조유리 기자 2026. 9. 2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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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을 당한 뒤 이미 되찾기를 포기했던 돈이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에 묶여 있었습니다. 경찰이 3년 동안 자금 흐름을 역추적해 피해자 1137명에게 263억여원을 돌려줬습니다. 피해자 가운데는 빚을 갚기 위해 집까지 팔거나, 경찰의 환급 연락마저 또 다른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축은행 직원이라며 걸려온 한통의 전화.

고금리 대출을 3%대 저금리로 바꿔주겠다며 기존 대출금을 먼저 갚으라고 요구했습니다.

A씨는 이 말만 믿고 지인에게 9500만원을 빌려 안내받은 계좌로 돈을 보냈습니다.

보이스피싱에 속은 겁니다.

[피해자 A]
"그 큰 돈을 마련하려면 집을 매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어요."

피해 사실은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피해자 A]
"지금까지도 가족들은 모르고 있구요. 제가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타려던 또 다른 피해자도 비슷한 수법에 속았습니다.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접근한 뒤, 이번엔 기존 대출 금융사 직원까지 사칭해 대출금을 먼저 갚아야 한다고 속인 겁니다.

피해자는 두 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보냈습니다.

[피해자 B]
"경찰서에서도 '이건 힘들다, 받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었어요."

1년 뒤 경찰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번에도 보이스피싱부터 의심했습니다.

[피해자 B]
"경찰청에 전화 왔어도 그것도 보이스 피싱일 줄 알고... '못 믿으니까 직접 오시라고 하는 거다'라고 하는 거예요."

알고 보니 사라진 줄 알았던 피해금 일부가 가상자산 거래소에 묶여 있었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국내 5개 거래소의 피싱범죄 동결 계정은 1050개.

미환급 피해금은 263억여원에 달했습니다.

은행 계좌라면 금융회사끼리 정보를 공유해 피해자를 찾아 돈을 돌려줄 수 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는 그동안 관련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지난 2023년부터 동결 계정과 연결된 은행 계좌를 역추적해

지금까지 피해자 1137명에게 이 돈을 돌려줬습니다.

[피해자 B]
"(돈이) 되게 많이 들어오고 그때 너무 너무 감사했죠, 진짜로."

반면 동결 기간이 끝난 뒤 피해금을 임의로 빼내 쓴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피해금 30억 4000만원을 처분한 계좌 명의자 130명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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