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우크라, 허위 발표 사과하라” 외교부는 우크라 대사대리 초치

김동하 기자 2026. 9. 2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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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갈등으로 번진 ‘北포로 송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당시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자리를 권하고 있다. /뉴스1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알려진 후, 포로 송환을 ‘비공개’로 하자는 ‘합의’가 있었는지를 두고 우리 정부와 우크라이나 정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양국은 북한군 포로 송환 비공개 문제와 관련해 명시적인 합의 문서를 만들기보다, 관행에 따라 구두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합의’ 여부에 대한 양국의 인식이 달라 외교 갈등이 장기화되면, 앞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나 있을지 모를 추가 포로 송환 협조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갈등 장기화하면 상호 외교적 부담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인 27일 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비공개 합의 사실이 없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허위 공보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박윤주 외교 1차관도 28일 안드리 베쉬킨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드미트로 리트빈 소통 담당 보좌관은 소셜미디어에서 비공개 합의를 부인하면서 “특정 포로가 어디로 가는지 숨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가짜 이미지까지… 러는 갈등 부채질친러 매체 ‘렌타 노보스테이 키예바’가 27일 게재한 기사 화면. 이재명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뺨을 때리는 모습의 AI 이미지가 첨부됐다. /렌타 노보스테이 키예바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28일(현지 시각) 청와대의 해명과 사과 요구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언론도 청와대 발표와 한국 언론을 인용 보도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갈등이 장기화하면 양국 모두에 외교적 부담이 된다고 보고 있다.

김재천 서강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는 사업인데 감정이 상해서 좋을 게 없다”고 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냉담하다”는 프레임이 유럽으로 확산될 경우, 우리 방산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북한군 포로가 또 발생했을 때 송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또다시 포로 송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우크라이나 협조를 받아내려는 것인가”라고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은 1만5000명으로 추정되고 북한이 추가 파병을 할 가능성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직접 나서는 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심상민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종의 진실 게임으로 들어가면 현안이 미해결 상태로 지속되면서 다른 쪽으로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청와대가 외교부에 맡기지 않고 전면에 나서면 외교 공간을 급격히 축소시킨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李대통령,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 참석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20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동포 어린이 합창단 공연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동포 여러분의 삶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한 몸”이라며 동포 사회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연합뉴스

◇러시아 “韓, 우크라 못 믿어” 왜곡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송환 비공개 문제를 두고 외교 갈등을 벌이는 상황과 관련, 러시아 매체들은 “이제 한국도 우크라이나를 믿을 수 없게 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국에 불만을 가졌다”고 보도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이 대통령이 젤렌스키를 ‘살인자’ ‘배신자’라고 비난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왜곡 보도를 통해 한국·우크라이나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부추기는 것이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8일 젤렌스키가 유엔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를 한국으로 보냈다고 전격 발표한 것은 앙심을 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담은 기고문을 실었다. 한국에서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등 무기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빗나가자 보복에 나섰다는 것이다.

앞서 러시아의 전국 통신사 레그눔은 27일(현지 시각) “젤렌스키가 한국을 심각하게 분노하게 만들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드럽고 정중한 화법을 쓰는 한국의 정치 문화에선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엄중한 발언이 이 대통령 입에서 나왔다”고 했다. 친러 매체 ‘렌타 노보스테이 키예바’는 이 기사를 전재하면서 이 대통령이 젤렌스키의 뺨을 때리는 인공지능(AI) 이미지까지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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