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대통령기념관 "역사 왜곡…암살자(들) 상영 중단해야"

이미나 2026. 9. 28. 19: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에 대해 역사를 왜곡했다며 제작사의 공식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재단은 28일 '영화 암살자(들)의 허구성에 대한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입장'을 내고 "국가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나타내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정희대통령기념관 측 공식 입장
"씻을 수 없는 고통 안긴 비극을 왜곡"
사진=박정희대통령기념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에 대해 역사를 왜곡했다며 제작사의 공식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재단은 28일 '영화 암살자(들)의 허구성에 대한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입장'을 내고 "국가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나타내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역사적 사건의 외형만을 차용한 채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마치 실제 사건에 근거한 것처럼 묘사해 국민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창작의 자유라는 이름만으로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적 비극을 흥행과 오락의 소재로 활용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사회적 갈등과 국론 분열을 초래하는 행위에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고 했다.

역사왜곡 논란 휩싸인 영화 '암살자(들)' (사진=연합뉴스)

재단은 영화가 제기한 의혹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6발의 총성 가운데 탄피가 4개만 발견돼 진실이 은폐됐다'는 주장에 대해 "당시 수사 기록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재단이 근거로 든 외교사료관 보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문세광은 범행을 위해 권총에 총탄 5발을 장전했다. 1탄은 긴장한 상태에서 오발돼 자신의 허벅지에 맞았고, 2탄은 연설대 좌측 상단을 맞혔다. 3탄은 불발됐고 4탄이 육 여사에게 명중했다. 5탄은 문세광이 관객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과정에서 발사돼 태극기를 맞혔다. 재단은 나머지 1발의 총성은 경호원이 단상에서 관객석을 향해 쏜 것이며, 이 총탄에 행사에 참석한 여고생 장봉화 양이 맞아 숨졌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보부 기획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재단은 문세광이 1972년 9월 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민단과 조총련의 친선 모임에 '한청'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조총련 관계자 김호룡을 만났다고 했다. 이후 김호룡에게 포섭돼 8·15 저격 사건을 실행하게 된 과정이 수사와 재판 기록에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재단은 "중앙정보부, 더 나아가 당시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으로 영부인 암살을 기획했다는 주장은 사건의 본질과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할 우려가 있다"며 "결과적으로 사건의 책임 소재를 흐리고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육영수 여사는 1925년 11월 29일(음 10월 14일)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 덕유산 기슭에서 아버지 육종관 씨와 어머니 이경령 씨 사이의 1남 3녀 중 둘째딸로 태어났다. 1950년 12월 12일 박정희 소령과 결혼했다. (사진=박정희대통령기념관)

지난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광복절 기념식에서 벌어진 육 여사 저격 사건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했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박정민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가상의 형사와 기자들이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배후를 명확히 결론 내리지는 않지만, 당시 권력기관이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설정으로 개봉 전부터 논란이 됐다. 영화는 추석 연휴 동안 140만여 명을 동원했고, 27일까지 누적 관객 156만 명을 넘기며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당시 특별수사본부는 문세광이 조총련을 통해 북한의 지령을 받고 박 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하다가 육 여사를 숨지게 했다고 발표했다. 문세광은 같은 해 사형이 집행됐다.

정치권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주진우·유영하 의원 등은 영화가 역사를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표현의 자유에는 비판할 자유가 포함된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반면 제작진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재현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남아 있는 기록과 풀리지 않은 의문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라고 주장한다. 허 감독은 여러 인터뷰에서 영화를 통해 사건에 결론을 내리는 것은 감독의 역할이 아니라고 밝혀 왔다.

하지만 고인이 된 육 여사의 유가족이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가족과 관련한 역사적 사건을 허구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의학전문기자 출신 방송인 홍혜걸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아직 유족도 살아 있는데 억지 음모론으로 고인을 모독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