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구 역투로 金 이끈 곽빈 “3년 짊어진 짐, 이제야 가벼워져”

도요하시=강홍구 기자 2026. 9. 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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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5연패를 달성했지만 국내 야구팬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포함됐던 곽빈은 선발 자원으로 꼽혔지만 대회 직전 등에 담 증세가 생기면서 결국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7일 일본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6과 3분의1이닝 동안 공 111개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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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본 아이치현 토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선발 투수 곽빈(47번)이 2회 말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토요하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5연패를 달성했지만 국내 야구팬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전원 사회인 야구(실업 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졸전 끝에 3-1로 가까스로 이겼기 때문이다. 한국은 25일 슈퍼라운드에서는 일본에 0-5 패배의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난 야구팬들이 입을 모아 인정하는 선수가 한 명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맏형으로 제 몫을 다해낸 투수 곽빈(27)이다. 금메달 확정 후 믹스드존(공동 취재 구역)을 찾은 곽빈은 승리의 희열 대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3년 동안 짊어졌던 짐이 이제야 가벼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곽빈이 마음의 빚을 이야기한 건 3년 전 기억 때문이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포함됐던 곽빈은 선발 자원으로 꼽혔지만 대회 직전 등에 담 증세가 생기면서 결국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대만과의 결승전 선발로 나섰던 4년 후배 문동주(23) 등 동료들의 활약에 힘입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곽빈은 “(문)동주에게는 지금도 미안하고 고맙다. 3년 전 동주가 맡았던 역할을 해낸 것 같아서 한이 풀린다”고 말했다.

AG동아] 27일 일본 아이치현 토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7회 말 동점 허용 후 교체 결정이 나자 한국 선발 투수 곽빈(47번)이 아쉬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토요하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곽빈의 역투가 절대적이었다. 27일 일본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6과 3분의1이닝 동안 공 111개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내내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로 가는 발판을 놨다. 시속 150㎞ 중반대 패스트볼에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가며 5회말에야 첫 피안타를 내줄 정도로 일본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최원호 투수코치의 방문에도 더 공을 던지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끝내 첫 실점을 하며 교체됐다. 경기의 3분의2 이상을 책임지고도 그는 “팀원들에게 미안해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

앞서 대만과의 오프닝라운드 첫 경기(5-0 승)의 수훈갑 역시 곽빈이었다. 대만전에서 6이닝 2볼넷 10탈삼진 노히트로 승리투수가 됐던 곽빈은 이번 대회 2경기 동안 1승 평균자책점 0.73의 기록을 남겼다. 노시환(타율 0.217) 등 팀 중심타자들의 부진에도 한국이 금메달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건 곽빈의 호투 때문이었다. 류지현 감독도 팀 최우수선수(MVP)로 곽빈을 꼽으며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기량도 절정을 찍었다”고 칭찬했다.

27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3-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곽빈이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6.09.27 도요하시(일본)=뉴시스
7회말 마운드에서 내려와 더그아웃을 지킨 맏형 곽빈은 우승이 확정된 뒤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그라운드로 나와 동생들과 일일이 포옹을 나눴다. 곽빈은 25일 일본전 패배 후에는 야구팬들에게 “솔직히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아직 어린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 질책보다는 응원을 보내주시면 대한민국 야구가 더 발전할 것”이라고 후배들을 감싸기도 했다.

행복한 마무리를 한 곽빈은 이제 소속팀 두산으로 돌아가 가을야구 도전에 앞장선다. 아시안게임 출전 차 2주 넘게 자리를 비운 곽빈은 여전히 리그 평균자책점(2.26)과 탈삼진(186개) 1위를 달리고 있다.

26경기에서 11승 7패를 기록 중인 곽빈은 더 나아가 최고의 무대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대한 꿈도 키우고 있다. 곽빈은 이르면 내년 시즌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문을 두드릴 수 있다. 곽빈은 “미국 도전은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꿔온 꿈이다. 올해 부족했던 부분을 완성해서 최고의 상태로 미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도요하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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