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달리는 '87평형 공기청정기'…기계연, 공기정화 자동차 공개

김소연 기자 2026. 9. 2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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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보시면 향 연기가 자동차 그릴로 빨려 들어가죠? 그릴에 있는 집진 장치가 연기 입자를 흡착해 제거하는 겁니다."

28일 오전 대전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 앞에는 도심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공기정화 자동차가 서 있었다.

한 실장 연구팀이 개발한 공기정화 자동차는 주변 공기 속 미세먼지와 브레이크가 마모되면서 발생하는 먼지를 빨아들이는 '도로를 달리는 공기청정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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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친환경에너지본부 도시환경연구실 선임연구원(왼쪽)이 공기정화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다. 가운데는 한방우 도시환경연구실 실장, 오른쪽은 류석현 원장이다. 김소연 기자

"여기 보시면 향 연기가 자동차 그릴로 빨려 들어가죠? 그릴에 있는 집진 장치가 연기 입자를 흡착해 제거하는 겁니다."

28일 오전 대전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 앞에는 도심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공기정화 자동차가 서 있었다. 기계연은 이날 '기계연 5대 대표 브랜드 에어파이브(AirFive) 및 공기정화 자동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한방우 친환경에너지연구본부 도시환경연구실 실장이 자동차 앞에서 향 연기를 피우며 공기정화 시스템을 시연했다. 

한 실장 연구팀이 개발한 공기정화 자동차는 주변 공기 속 미세먼지와 브레이크가 마모되면서 발생하는 먼지를 빨아들이는 '도로를 달리는 공기청정기'다. 흡착한 먼지는 세차 시 물에 씻겨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도심 미세면지를 제거하는 그릴형 집진 장치.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공기정화 자동차에는 '그릴형 집진 기술'과 '캘리퍼형 집진 기술'이 적용돼 있다. 그릴형 집진 장치는 자동차 그릴을 통해 들어오는 미세먼지에 전기를 띠게 한 뒤 전기적 힘으로 집진판에 붙여 제거한다.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탄소섬유를 적용해 적은 전류로 미세먼지를 처리하면서 오존 발생을 최소화했다. 주행 중에는 차가 공기를 가르며 발생하는 주행풍을 활용해 별도의 고출력 송풍장치 없이 공기를 정화한다. 

브레이크 마모 먼지를 제거하는 캘리퍼형 집진 장치.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브레이크 먼지는 바퀴의 브레이크 패드를 디스크에 밀어붙여 바퀴의 속도를 줄이는 유압 장치인 '캘리퍼'에 설치한 캘리퍼형 집진 장치로 잡는다.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가 마찰하면서 발생한 먼지는 전기를 띤다. 이 전하를 이용해 별도의 하전 장치나 흡입용 팬 없이도 먼지를 흡착한다. 

공기정화 자동차는 기계연 5대 대표 브랜드 중 '에어파이브'의 주요 연구 성과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대기 중 초미세먼지 안전 가이드라인은 1입방미터당  5마이크로그램(μg·1μg은 1000분의 1g) 이하다. 에어파이브는 미세먼지 수치를 1입방미터당 5마이크로그램 이하로 낮춰 대기질 개선에 기여하려는 프로젝트다. 

류석현 기계연 원장은 "오늘 초미세먼지 농도는 1입방미터당 16마이크로그램"이라면서 "WHO 가이드라인을 상회하는 수치로 도로면 근처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다"고 했다. 이어 "에어파이브를 통해 이 수치를 안정권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릴형 집진 장치와 캘리퍼형 집진 장치는 버스와 트럭 등 대형 차량부터 카니발이나 소나타 등 승용차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시연에서는 카니발을 개조한 공기 정화 자동차가 선보였다. 겉으로 보면 차량에 장치를 설치했는지 알아보기 어려웠다.

시속 약 32.4km로 주행하는 공기정화 자동차의 정화 능력은 87평형 공기청정기와 맞먹는다. 그러면서도 연비 손실은 0.77%로 낮다. 한 실장은 대량 양산 체제에 들어서면 10~20만 원이면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실장은 "만약 서울시의 모든 승용차를 공기정화 자동차로 만든다면 일평균 20%의 초미세먼지를 저감한다"면서 "실제로 2019년 6월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공기정화 자동차를 적용하면 한 달 13일이던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일수를 8일까지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도심지에서 공기정화 자동차를 쉽게 발견하기까지는 아직 해결 과제가 남았다. 기술은 완성 단계지만 아직 시장에 공기정화 자동차를 원하는 소비자가 없다.

류 원장은 "미세먼지 저감은 사회 현안인 만큼 정부가 나서 지원정책을 세우는 등 동력을 만들어줘야 가능한 일"이라면서 "그간 기술이 없어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기술이 나왔으니 앞으로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정화 자동차를 구성하는 기술 각각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은 많다. 한 실장은 "초미세먼지가 전하를 띠게 해 먼지를 모으는 집진기술에는 공기청정기 업체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밝혔다. 그릴형 집진장치의 원리를 이용해 자동차 내부 공기를 정화하는 데 관심을 보이는 기업도 있다. 

개발에 참여한 이건희 선임연구원은 “실차 적용을 통해 성능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실제 도로에서 성능과 장기 내구성을 검증해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leci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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