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아시안게임과 겹치는 게 방송가에 '찐 득템'인 이유 [IZE 진단]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2026. 9. 2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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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추석 명절이 지나갔다.

추석 방송가는 보통 명절 특선 영화나 파일럿 예능과 함께 보내지만 이번은 달랐다.

명절 예능의 대명사가 돼 버렸지만 아시안게임과 겹칠 경우 제작이 취소되는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를 못 보는 아쉬움도 있다.

결국 방송가는,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은 앞으로도 명절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겹치기를 기원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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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사진=방송 영상 캡처

2026년 추석 명절이 지나갔다.

추석 방송가는 보통 명절 특선 영화나 파일럿 예능과 함께 보내지만 이번은 달랐다. 명절 기간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겹치면서 지상파 3사의 TV는 온통 스포츠로 채워졌다. 그리고 이는 방송사들에게 '찐 득템' 상황이다.

명절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가적 스포츠 이벤트와 시기가 겹치는 일은 은근 발생한다. 주로 9월인 하계는 추석과, 대개 2월인 동계는 설 명절과 겹칠 가능성이 꽤 있다. 멀리는 88 서울올림픽부터 지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추석과 함께 했고 동계는 2018 평창 올림픽이 설 기간에 펼쳐졌다.

명절 연휴 방송이 국가적 스포츠 이벤트로 채워지는 상황을 싫어하는 시청자들도 있을 수 있다. 명절 특선 영화를 통해 극장 개봉 때 못 본 최신 화제작을 보는 즐거움이 줄어들 수 있다. 명절에 선보였다가 이후 정규 방송으로 편성될 가능성 높은 괜찮은 기획의 예능 파일럿 방송을 경기 중계가 대체해 버릴 수도 있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명절 예능의 대명사가 돼 버렸지만 아시안게임과 겹칠 경우 제작이 취소되는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를 못 보는 아쉬움도 있다. 항저우 때도 이번 아이치-나고야도 그러했다. 그런데 국가적 스포츠 이벤트와 명절의 만남이 시청자들에게 손해를 만들 수도 있는 상황은 과거의 일이다. 최근에는 안 겹쳐도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방송가가 유튜브 등 뉴미디어에 광고시장을 잠식당하고 재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명절 방송은 과거처럼 기다려서 챙겨 볼 만큼 신선함과 가치 있는 프로그램이나 영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일단 파일럿 예능은 제작비 마련 등 예능 제작 환경의 이런저런 어려움으로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지난 설 명절의 지상파 3사 편성표를 보면 온갖 기존 인기 예능의 묶음 편집본인 스페셜이나 재방송으로 채워져 있었다. KBS는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개는 훌륭하다' 재방송과 '편스토랑' 스페셜 등이 반복되고 있다. 

'MBC는 '전지적 참견 시점' '복면가왕' '나 혼자 산다' 스페셜, SBS는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런닝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골 때리는 그녀들' '생활의 달인' 재방송 등이 편성표를 채우고 있다. 재방이 아닌 것은 조용필 나훈아 성시경 이승철 같은 가수들의 공연을 대기획으로 제작해 편성하는 특집 정도밖에 없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영화도 마찬가지다. 이번 추석 SBS의 '왕과 사는 남자'처럼 과거 명절 특선 영화의 기준에 맞는, 최신 개봉 히트작이 명절 기간 여러 편 방송됐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경우보다는 OTT 등을 통해 이미 TV로도 본 사람들이 많아 신선도가 떨어진 영화들이 명절 밤을 채웠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안게임은 방송가를 살려주는 분위기다. 월드컵이나 올림픽보다는 관심도가 다소 낮지만 축구 야구 농구 같은 인기 종목들의 금메달 경쟁, 안세영(배드민턴) 오상욱(펜싱) 황선우(수영) 등 스타 선수들의 경기, 그리고 모든 종목에서 펼쳐지는 한일전 등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킬러 콘텐츠들이다.   

이번 추석도 재방송은 많았지만 대부분 경기 다시 보여주기였는데 스포츠 이벤트가 없던 명절의 재방송과는 시청자 반응이 다르다. 스포츠가 없어 예능 재방송으로 가득 찬 명절의 편성표는 시청자들의 불만을 야기했지만 주요 경기들의 재방송은 호의젹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기를 실시간으로 못 본 사람들이 다시 보기에 좋고, 이미 봤더라도 영광의 순간들은 한동안 반복 시청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명절과 국가적 스포츠 이벤트의 겹침은 대회 중계방송을 하는 지상파 방송사만 좋은 일도 아니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이 시기 종편이나 케이블 방송사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중계에 관심을 뺐기는 상황은 맞다. 하지만 스포츠 중계보다는 드라마를 더 보고 싶은 시청자들 수도 상당한데 이들이 몰려오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대회 중계 기간 미니시리즈를 휴방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빈집 털이가 종종 일어난다.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에는 tvN의 '포핸즈'나 ENA '신병4:사보타주' 등의 케이블 드라마들이 드라마 시청률 최상위권에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작품 자체의 만듦새가 좋아서 시청률이 상승하겠지만 아시안게임에 대한 드라마 애청자들의 반작용이 더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낮 시간 동안은 시청자를 지상파의 경기 중계에 뺐기는 등 종편이나 케이블 방송사들이 무조건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콘텐츠들 중 주력인 드라마들이 빈집털이 효과를 얻는 일은 분명 호재일 것이다.

결국 방송가는,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은 앞으로도 명절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겹치기를 기원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뉴미디어의 광고 시장 잠식으로 재정은 갈수록 열악해지는 상황에서 명절을 명절답게 풍요로운 분위기로 보낼 수 있는 길은 스포츠 빅이벤트의 도움뿐이라 그러하다.         

최영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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